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방지 장치’ 있으나 마나

이주빈 2023. 6. 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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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역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해 십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내역 사고 전에는 2019년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에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이 발생했다.

2009년 설치된 수내역 에스컬레이터는 2020년 뒤늦게 역주행 방지 장치를 장착했지만 이번 사고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명이 다친 대전시 동구 대전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에서도 역주행 방지 장치가 있었지만, 뒤늦게 작동돼 '무용지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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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지하철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며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역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해 십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 영상을 보면, 출근 시간대 시민들이 줄지어 탑승하던 상황에서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잠깐 멈췄다가 몇 초 뒤 뒤쪽으로 밀려 내려간다. 탑승객들은 에스컬레이터가 빠른 속도로 역주행하자 줄줄이 넘어졌다.

이 사고로 3명이 중상을 입고 11명이 경상을 입었다. 인파가 집중된 시간대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역주행이 발생하면 이용자들이 연쇄적으로 넘어져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3~4년 주기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반복

수내역 사고 전에는 2019년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에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이 발생했다. 당시에는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춰 섰다가 약 2초 동안 1m 정도를 역주행했다. 이용자 80여명이 동시에 넘어졌다. 감속기 오일이 부족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었다.

부품이 노화하거나 정식 부품을 사용하지 않아서 발생한 역주행 사고도 있다. 2013년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선 야탑역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해 승객 39명이 추락했다. 에스컬레이터 보수정비업체 직원이 감속기와 모터를 연결하는 피니언기어를 강도가 떨어지는 저품질 부품으로 교체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 역주행 방지장치 ‘무소용’…안전점검 지적도

이 사고 이후 2014년 역주행 방지 장치(보조 브레이크)가 의무화됐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새로 설치된 엘리베이터에만 적용돼 규정이 부실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문제는 이 장치마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2009년 설치된 수내역 에스컬레이터는 2020년 뒤늦게 역주행 방지 장치를 장착했지만 이번 사고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명이 다친 대전시 동구 대전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에서도 역주행 방지 장치가 있었지만, 뒤늦게 작동돼 ‘무용지물’이었다. 반면 2017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에서는 역주행 방지 장치가 즉시 작동해 중상자는 없었다.

안전 점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수내역 에스컬레이터는 지난달 10일 실시된 월 단위 정기 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에스컬레이터는 지난해 9월 30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해마다 실시하는 안전 점검에서도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도 사고가 발생하면서 앞서 실시한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전문가 “점검 이외 자체적 관리 필요”

전문가는 점검 주기 사이, 자체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8일 <와이티엔>(YTN) ‘와이티엔 더 뉴스’에 출연해 이번 수내역 사고에 대해 “에스컬레이터는 주기적으로 수차례에 걸쳐 점검을 받기 때문에 노후화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운행에 대한 제어를 하는 제어반이나 신호 계통 등에 대한 문제점을 조금 더 살펴봐야 할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어 “최근에 점검 받아서 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다음 점검 주기가 오기 전까지 자체적으로 안전관리를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안전 점검 못지않게 에스컬레이터 이용자의 평소 습관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평상시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손잡이 부분을 잡는 것, 또 사람들과 간격을 조금 띄워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연쇄적인 위험이 발생하지 않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오는 13일 수내역 사고 현장에서 합동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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