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천사, 밤엔 악마였다”…사제들 100여명 성 학대 추문에 뒤집힌 나라

2023. 6. 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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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늬 80%다 가톨릭 신자인 남미 볼리비아에서 사제들이 아동을 포함해 100여 명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언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2009년 사망한 스페인 출신 성직자 알폰소 페드라하스가 최소 85명에 이르는 이들에게 학대 등 피해를 줬다는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볼리비아 검찰은 페드라하스를 포함한 성직자들의 학대 혐의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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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라파스에 위치한 한 대성당 앞에서 시민들이 성직자들의 성 학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인구늬 80%다 가톨릭 신자인 남미 볼리비아에서 사제들이 아동을 포함해 100여 명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언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2009년 사망한 스페인 출신 성직자 알폰소 페드라하스가 최소 85명에 이르는 이들에게 학대 등 피해를 줬다는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이는 페드라하스가 남긴 '고백록' 형태의 일기 내용이 그의 사후 십수 년 만에 언론에 의해 보도되면서 드러났다.

과거 사제 훈련을 받던 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페드로 리마는 AFP에 "미성년자뿐만 아니라 신부 훈련을 받던 나와 같은 사람도 당했다"며 "아이들은 지옥에서 살았다. 사제들은 낮에는 천사였고 밤에는 악마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내가 나쁘고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도록 사제들이 세뇌시켰다"며 "단 한 명의 신부가 문제가 아니라, (학대가) 계속 일어날 수 있도록 눈감아주는 구조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피해를 신고했다가 종교계에서 추방됐다는 리마는 이후 범죄 혐의자 명단 작성을 위한 조사를 했으며, 현재 가해 성직자들은 대부분 사망한 상태라고 한다.

볼리비아 라파스에 위치한 한 대성당 앞에서 시민들이 성직자들의 성 학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

언론의 폭로 이후 전국 곳곳에서 "나도 피해자였다"는 주장이 봇물 터지든 이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학대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의 숫자는 적어도 170명에 이른다는 보도도 나왔다.

볼리비아 가톨릭계는 "그간 피해자들의 고통에 귀를 막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볼리비아 검찰은 페드라하스를 포함한 성직자들의 학대 혐의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이번 스캔들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에 앞서 볼리비아 법원은 전날 산타크루스주에서 소녀를 성추행한 혐의로 후안 로카 페르난데스 신부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페르난데스 신부는 2021년 12월 자신의 교구 내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의 딸을 상대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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