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단골표현 패러디?…中대사 '반중 베팅시 후회' 발언 논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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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8일 만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애용하는 표현을 '패러디'한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싱 중국대사의 발언과 거의 동시인 8일(현지시간) 공개된 바이든 대통령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 제목도 '절대 미국 경제에 반(反)해 베팅하지 말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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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이우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8일 만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애용하는 표현을 '패러디'한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주한 중국대사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싱 대사는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자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여러 차례 써온 '베팅 발언'을 뒤집어놓은 듯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재직 시절인 2013년 12월 방한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만나 "It's never been a good bet to bet against America"라고 말했고, 이는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절대 좋은 베팅이 아니다"로 통역됐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 행정부가 추진한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 정책에 대한 의지를 믿어달라는 취지였다는 것이 미국 측 해명이었지만, '미중 경쟁에서 미국이 아닌 중국에 배팅해서는 안 된다'는 속내를 담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논란을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의 '베팅 발언'은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시 나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10년 전과 거의 같은 문장(It's never a good bet to bet against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을 언급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미시간주 SK실트론CSS 공장 방문 당시에도 같은 말을 했으며, 지난 2월 미 의회 국정연설에서도 "미국을 상대로 베팅하는 것은 결코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고 다시 경고했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싱 중국대사의 발언과 거의 동시인 8일(현지시간) 공개된 바이든 대통령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 제목도 '절대 미국 경제에 반(反)해 베팅하지 말라'였다.
미중 간의 승패를 언급한 싱 대사 발언은 결국 '중국은 미국에 지지 않는다'는 뜻이고,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중국이 미국을 이긴다'는 의미로 들릴 수도 있다.
따라서 미중 관계를 경쟁·갈등으로 규정하는 것과 '신냉전'에 반대한다고 누차 천명해온 중국 정부 공식 입장과도 미묘하게 결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언급은 외교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공격적·강압적인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 집권 3기 들어 미중 관계가 점점 더 악화하는 가운데 일부 중국 외교관들의 대외 메시지가 자국의 애국주의 민심에 적극 부응 또는 영합하는 경향이 감지되는데, 싱 대사의 발언도 그 일환이라는 해석이 제기될 수 있다.
싱 대사는 문제의 발언을 하면서 중국이 질 것으로 베팅하는 사람들에 대해 "시진핑 주석님의 지도하에 중국몽이라는 위대한 꿈을 한결같이 이루려는 중국 인민들의 확고한 의지도 모르면서 그저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1인 체제를 공고히 하는 시 주석과 '중국몽'을 부각하기도 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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