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된 혈액투석 환자 사망률, 일반 환자보다 2배 이상 높아

김태훈 기자 2023. 6. 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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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인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제공

똑같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혈액투석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이 신장기능이 정상인 환자보다 약 2.1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9일 박혜인 신장내과 교수가 국내에선 최초로 혈액투석 환자와 정상 신기능을 가진 환자 간 코로나19 감염 예후를 비교하는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기반 연구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2020년 2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206개 의료기관 신장내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수집한 코로나19 확진 혈액투석 환자 380명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했다. 박 교수는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정상 신기능을 가진 환자와 혈액투석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양상 및 예후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혈액투석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은 22.4%였다. 단순 수치로는 신장기능이 정상이 환자의 5배를 넘었다. 서로 성향이 다른 혈액투석 환자군과 일반 환자군을 비교하기 위해 ‘성향점수 매칭방법’으로 보정을 거쳐 비교한 결과를 보면 일반 환자보다 혈액투석 환자의 병원 내 사망 위험도가 2.1배가량 높았다. 혈액투석 환자가 병원 내 사망을 포함해 중환자실에 입원했거나,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은 경우까지 포함해 병증이 위중해진 위험도는 3.5배 가량 더 높았다. 또 코로나19 확진 혈액투석 환자 중 사망까지 이른 환자는 호흡곤란이 더 많이 나타났고, 요양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았을 가능성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말기신부전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중증도도 심해지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신장내과 전문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혈액투석 환자의 위험요인을 파악하는 데 일조했다. 또 코로나19 대응 지침의 근거자료로도 사용됐다. 대한신장학회 조사에 따르면 말기신부전 환자 수는 2011년 6만3341명에서 2021년 12만7068명으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 신장데이터시스템(USRDS)의 2022년 연례보고서에서도 국내 말기신부전 환자 발생 연평균 증가 수치는 세계 2위를 기록해 증가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박혜인 교수는 “코로나19는 끝나가지만 투석을 진행하는 인공신장실에는 여전히 다양한 감염 위험이 상존한다”며 “본 연구를 바탕으로 이후에도 투석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인공신장실 내 감염에 관한 연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 ‘국내 혈액투석 환자들의 코로나19 관련 임상양상과 예후’는 대한신장학회 공식 학술지 ‘신장 연구와 진료(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박 교수는 해당 논문으로 제43차 대한신장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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