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파고들어 알 수십 개 낳는다… 퇴치 운동 시작된 ‘이 진드기’

박선민 기자 2023. 6. 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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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확대경으로 본 옴진드기. /대한피부과학회

감염병 ‘옴’이 요양병원 내 고령층 환자를 중심으로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옴은 옴진드기가 피부에 기생하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심한 가려움증을 일으키며 전염성이 매우 높다.

대한피부과학회는 8일 ‘제21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옴퇴치국민건강사업’을 펼친다고 밝혔다. 사업에는 전국 14개 지역 208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전담 피부과 전문의를 지정해 진료 및 관리를 실시하고, 온라인 교육 및 진료 상담을 진행, 정보 및 교육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학회에 따르면 옴은 옴진드기가 피부에 기생하면서 생기는 피부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옴은 사람 외에 40여 종의 동물을 숙주로 하는데 국내에서 보고된 종은 사람, 개, 돼지 등 3개 종이다. 암컷 옴은 수컷 옴과 피부 표면에서 교미한 후 각질층에 굴을 만들고 알을 낳는다. 보통 4~6주간 생존하며 총 평균 40~50개의 알을 낳는다. 수컷 옴은 교미 후 2일 이내에 죽기 때문에 암컷 수가 약 10배 많다. 주로 따뜻한 곳에 분포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증상은 4~6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난다. 처음부터 많은 수의 옴진드기에 감염되거나 재감염된 경우는 잠복기가 1주 이내로 짧아질 수 있다. 옴진드기에서 나오는 소화액 등 분비물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해 가려움 증세가 나타난다. 옴진드기가 주로 야간에 활동하기 때문에 가려움증도 밤에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옴진드기가 만드는 굴은 손가락 사이, 손목 굽힘 부위 및 남성 성기에서 흔히 발견되며 이외 발바닥, 발등, 볼기, 겨드랑이 등에도 난다. 아이들의 경우 발바닥, 손바닥에서 흔히 발견된다.

각각 등과 손에 발현된 옴. /대학피부과학회

문제는 최근 5년 사이 요양병원 내 고령층에게서 옴 발생률이 높게 관찰됐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요양병원 110곳에서 감염 정보를 분석한 결과 특히 80대 이상 여성 환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났다. 옴은 원래 사람이 밀집된 곳에 많이 발생하는데, 요양병원에서는 환자와 주변인(가족, 간병인, 의료인 등)간 친밀한 신체 접촉이 많아 전파율이 높다는 게 학회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김유찬 학회장은 “코로나 방역 조치가 완화되고, 고령화로 인해 집단시설 입소가 늘어나면서 대표적 감염성 질환인 옴이 증가해 주의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요양 병원을 중심으로 옴의 선제적 예방 활동에 학회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경희대병원 피부과 정기헌 교수는 “과거와 달리 요양병원 같은 장기요양시설에서 집단 발생하고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요양 중인 환자들은 각종 약물 사용으로 피부감각이 저하돼 있고 의사 표현이 어려울 때가 많아 증상을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손가락 사이 등의 피부 접합 부위에 심한 가려움증이나 붉은 발진, 결절, 수포 등이 발생하면 즉시 피부과를 찾아가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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