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차기 총리에 돈 댔다" 권도형 폭로...몬테네그로 정치권 '발칵'
장영준 기자 2023. 6. 9. 12:05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자필 편지로 몬테네그로 정치권을 발칵 뒤집었습니다.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야당 유력 인사에게 정치 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을 현 여당 총리와 현 정부에 스스로 자백한 내용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8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 등에 따르면 드리탄 아바조비치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권 대표에게 이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권 대표가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와 2018년 인연을 맺은 이후 그에게 정치 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대표는 같은 내용의 편지를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 장관, 특별검사실에도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권 대표가 정치 자금을 줬다는 밀로코 스파이치는 지난해 6월 창당한 야당 '지금 유럽'(Europe Now Movement)의 대표입니다. 오는 11일 치러지는 몬테네그로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습니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권 대표와 스파이치 대표의 연관성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특별검사실에서 조사에 착수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미국과 한국이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글로벌 사기꾼의 온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자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스파이치 '지금 유럽' 대표는 즉각 반박했습니다. 2018년 초 자신과 당시 자신이 일하던 회사가 테라폼랩스에 투자는 했으나, 이후 정치 자금을 받진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조작된 음모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스파이치 대표는 "다른 정당에서 이런 시나리오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스파이치 대표는 또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힌 건 자신이 당국에 정보를 흘려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필리프 아드지치 내무부 장관은 "그런 정보를 받은 적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아드지치 장관은 "스파이치 대표가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권 대표를 만났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던 상황이었다. 둘이 베오그라드 어디에서 만났는지 거리명까지 알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실제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히기 전 인접한 세르비아에 머물렀습니다. 당시 한 독일 매체는 권 대표 측이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매입한 고급 아파트가 스파이치 대표 소유였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권 대표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습니다. 권 대표는 폭락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습니다. 11개월간 잠적 생활을 이어가던 권 대표는 지난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쓰다 붙잡혔습니다. 권 대표는 오는 16일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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