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기간 야생동물 GPS 추적해보니…인간발길 줄자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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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곳곳에 봉쇄령이 내려지던 2020년 초 '야생동물이 생활공간을 되찾았다'며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면들이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연구팀 등 전문가 175명이 곰과 사슴, 코끼리 등 육상 포유류 40여종 2천300마리의 GPS를 추적해 이러한 현상을 데이터로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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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거리 73% 늘어…1시간 간격 활동은 감소"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이탈리아 거리를 활보하는 곰, 캘리포니아 도시를 어슬렁거리는 퓨마, 웨일스 마을을 배회하는 염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곳곳에 봉쇄령이 내려지던 2020년 초 '야생동물이 생활공간을 되찾았다'며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면들이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연구팀 등 전문가 175명이 곰과 사슴, 코끼리 등 육상 포유류 40여종 2천300마리의 GPS를 추적해 이러한 현상을 데이터로 입증했다.
이날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팬데믹이 선언됐던 지난 2020년 전 세계 동물 중 상당수가 기존보다 더 멀리 이동하는가 하면, 편안하게 활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엄격한 봉쇄 조치가 내려졌던 10일간의 이동 거리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7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겁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알프스 지역의 불곰은 닭장을 기습하고 쓰레기통을 약탈하는 등 대담한 행동 양상을 띠었다.
캘리포니아 퓨마 역시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봉쇄 당시 도심에 더욱 가까이 접근했고, 거리 한복판을 활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1시간 간격의 이동량은 되레 12% 줄어들었는데, 동물들을 놀라게 하는 인간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라드바우드대 생태학자 말리 터커는 "우리가 동물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며 "놀라운 건 우리 행동의 작은 변화가 (야생동물에게) 꽤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캐나다 앨버타대 콜린 캐서디 세인트클레어 교수는 야생동물들의 변화가 매우 짧은 기간만 지속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러한 특징이 "많은 종이 인간 활동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짚었다.
다만 인간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야생동물에게 긍정적이기만 하지는 않다고 WP는 전했다.
예컨대 팬데믹 기간 남대서양 고프섬 바닷새를 보존하기 위해 침입한 쥐를 제거해오던 연구진들의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스웨덴 스토라 칼소섬의 경우 관광객들의 부재가 흰꼬리수리 개체수의 7배 폭증으로 이어져 바닷새를 위협하는 경우도 있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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