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꼭 중국 보내야…” 사육사가 아기 판다 중국行 찬성하는 이유

한경진 기자 2023. 6. 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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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제보자: 판다 사육사 강철원
푸바오 할아버지, ‘아기 판다 중국行’ 입장 밝혔다
“사랑해서 보내줘야 한다”는 사육사 이야기
조선일보 유튜브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뭐볼광'

올해 상반기 국내 유튜브 최고 인기 동영상 중 하나로 꼽히는 놀이공원 에버랜드의 아기 판다 ‘푸바오’. 이미 각종 플랫폼에는 1000만 조회수를 훌쩍 넘긴 푸바오 영상이 수두룩합니다. 에버랜드 판다월드에는 ‘대포 카메라’를 든 푸바오 팬클럽이 출근 도장을 찍으며 ‘덕질’(적극적 취미 활동)에 여념이 없습니다. 매일 푸바오 영상을 본다는 뜻에서 ‘1일 1푸바오’라는 말까지 생겨났죠.

푸바오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2016년 한중 교류 차원에서 선물한 판다 아이바오(암컷·2013년생)와 러바오(수컷·2012년생)의 첫딸입니다. 2020년 7월 용인 에버랜드에서 태어났습니다. 모두가 코로나로 지쳐있던 시기, 푸바오는 ‘행복을 주는 보물’(福寶)이란 이름처럼 사람들을 미소짓게 했죠. 아기 판다의 보드라운 발바닥, 호빵 같은 뱃살, 포슬한 솜털, 하루하루 짙어지는 선글라스 무늬에 관람객들은 열광했습니다.

그런 ‘푸바오 열풍’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아기 판다가 한국에서 지낼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판다는 전세계에 1800마리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은 멸종취약종. 중국은 1980년대부터 모든 판다를 대여 형식으로 해외에 보내고 있습니다. 푸바오는 짝짓기 적령기(만 4세)가 되는 내년쯤 번식을 위해 중국으로 떠나야 합니다.

지난해 7월 ‘푸바오’ 생일 잔치. /에버랜드

◇‘전받너’ EP-07 제보자: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

조선일보 인터뷰 시리즈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는 아기 판다와 함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를 만났습니다. 푸바오 팬들은 그를 ‘강바오’라고도 부르는데요. “사육사들의 정성스런 보살핌, 성격이 다른 세 판다들과의 관계성이 인기를 부채질하는 포인트”라고 입을 모읍니다. 36년차 베테랑 사육사로 에버랜드 동물원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는 그는 “그동안 오랑우탄, 호랑이, 기린 등 80여종의 동물을 돌봤지만, 판다는 이 중에서도 무척 신비롭고 특별한 동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육식 동물이지만, 대나무 죽순과 사과, 당근 같은 채식을 하죠. 철저히 독립적으로 혼자 살아가요. 번식은 어찌나 까다로운지. 느긋해보이지만, 머리는 무척 비상합니다. 푸바오는 일생을 사육사로 살아온 제게도 보물 같은 아이에요.” 인터뷰를 하는 동안 뒷편에선 푸바오가 대(大)자로 누워 죽순을 야무지게 먹고 있었습니다. 제작진은 강 사육사와 함께 푸바오에 관한 ‘팩트 체크’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가 조선일보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와 만나 미래의 손주사위 판다에게 영상 편지를 남겼다. /유튜브 채널 '뭐볼광'

☎. 한국에서 태어난 K-판다인데, 왜 떠나야 하나요?

전 세계의 모든 아기 판다는 생후 48개월쯤 중국으로 보내집니다. 판다의 성(性) 성숙이 시작되는 시기죠. 짝을 찾으려면 다른 판다가 모여있는 중국으로 가야합니다. 2020년 7월에 태어난 푸바오 역시 내년쯤 중국으로 건너가 쓰촨성 등 야생 판다 보호구역에서 적응 과정을 거칠 예정입니다. 엄마·아빠인 아이바오·러바오처럼 짝을 찾아 중국이 아닌 또 다른 나라로 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 푸바오를 부모와 생이별 시켜야 하다니, 무척 안타까운데요.

야생에서도 판다는 24개월 전후로 독립 생활을 합니다. ‘부모와 생이별을 한다’는 표현은 사람의 시각으로 바라본 해석일 뿐이지요. 푸바오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엄마 아이바오를 떠나 독립했습니다. 혼자 분리돼 사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상황이에요. 멸종취약종인 판다는 번식을 위해 짝을 찾을 수 있는 중국으로 가야합니다. 푸바오를 아기 때부터 돌봐 온 사육사들도 무엇보다 ‘푸바오를 위해’ 반드시 중국으로 보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 판다 사육비가 연간 수십억원이 든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사실이 아닙니다. 판다는 항상 신선한 대나무를 먹어요. 그래서 일부 국가에서는 항공편으로 대나무를 공수하느라 비용이 많이 든다고 들었습니다.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선 경남 하동 산림조합과 계약을 맺고 매주 2~3회 신선한 대나무를 공급받고 있어서 비용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 판다 한 쌍의 보호기금으로 연간 100만 달러를 중국으로 보낸다고요?

중국으로 보낸 보호기금은 판다의 과학적 연구, 판다 번식을 위한 업무에 사용됩니다.

☎. 설마 판다 보호기금에 국민 세금이 쓰이는 겁니까?

아닙니다. 판다 보호기금과 일체의 사육비용은 전적으로 에버랜드에서 부담하고 있습니다.

☎. 푸바오가 떠나면, 앞으로 아기 판다를 볼 수 없는 건가요? 푸바오 동생 소식은 없나요?

올 봄에 아이바오의 호르몬에 변화가 포착돼 러바오와의 합방이 이뤄진 바 있습니다. 보통 판다는 봄철에 짝짓기를 하고 약 4개월의 임신 기간을 거쳐 7~8월쯤 출산합니다. 판다의 가임기는 1년에 한 번, 그것도 봄철에 단 사흘 정도 뿐이라 번식 성공이 무척 어렵습니다. 게다가 임신 여부를 출산 직전까지 알 수 없어요. 푸바오도 출산 2주일 전에 임신 사실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현재로선 간절히 아이바오의 임신 성공을 기도하는 수 밖에요!

지난 2020년 새끼를 항상 두 팔로 안고 있어 사육사가 대나무를 먹여줘야했던 암컷 판다 아이바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육아 내공이 늘어 한 손으로 새끼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대나무를 먹을 수 있게 됐다. /에버랜드

전받너 7화 [‘용인 푸씨’ 푸바오, 중국행? 진짜_진짜_최종 입장 표명! with 강철원 사육사] 편에서 치명적 매력의 아기 판다, 푸바오 얘기를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비 소식이 있는 토요일 오후에는 보너스 영상으로 30분에 걸친 푸바오 먹방 스페셜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30분 동안 죽순과 대나무를 냠냠 먹기만 하는 푸바오와 함께 ‘푸멍’하는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유튜브 채널 #뭐볼광 주소https://youtu.be/R1Rju775D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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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편집 스튜디오광화문 원예진 나누리 손상호 PD

구성·출연 조선일보 한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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