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 겨냥 ‘묻지마 칼부림’… 프랑스서 30대 난민 체포
사건 목격한 다른 수십 명의 아이도 트라우마
프랑스 검찰 “명백한 테러 동기 없다”
전과 기록·정신과 치료 기록도 없어
이민·망명에 대한 조사 촉구 목소리 나와
프랑스 남동부 알프스산맥 인근 도시 안시에서 8일(현지시간) 칼부림 공격이 일어나 3세 이하 아이 4명과 성인 2명이 다쳤다. 공격 대상이 된 아이 중에는 유모차에 타고 있던 아기, 영국인 관광객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범인이 시리아 출신 난민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럽 내 난민·이민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출신의 축구선수 앙소니 르탈렉은 범행 당시 호수 주변에서 조깅을 하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수십 명의 사람들이 내 쪽으로 달려왔다”며 “한 사람이 ‘도망쳐요, 누군가 사람을 찌르고 있어요. 아이들을 찌르고 있어요’라고 외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르탈렉은 범인이 노인들을 향해 달려가 한 남성을 두 차례 찌르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경찰에게 그 남자를 쏘라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22개월 된 아이 1명, 2세 아이 2명, 3세 아이 1명, 70대 남성 1명, 또다른 성인 1명으로 총 6명으로 파악됐다. 다친 아이 중 1명은 영국인이라고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이 확인했다. 이 아이는 관광객이라고 프랑스 당국은 밝혔다. 또 다른 아이 1명은 네덜란드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은 중상을 입고 스위스 국경 너머 제네바의 병원으로 이송됐다. 프랑스 당국자들은 아이들이 현재 안정을 되찾은 상태라고 말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검찰은 초동 조사 결과 “명백한 테러 동기는 없다”고 밝혔다. 범행 당시 약물이나 알코올에 취한 상태도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당국이 국제 형사사법기구에 문의한 결과 외국 정보기관이 이 남성을 주시 중이라는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전과 기록도, 정신과 치료 기록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프랑스에 망명을 신청했지만 이미 타국에서 난민 자격이 주어졌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망명 신청서에 종교를 ‘기독교’라고 썼다고 현지 일간 르몽드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프랑스 매체들은 압달마시가 체포 당시 목에 기독교 십자가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스웨덴 여성과 결혼해 세 살짜리 딸을 뒀으며, 이들을 남겨두고 프랑스로 건너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의 전처로 알려진 한 여성은 프랑스 BFM TV에서 “4개월 동안 그한테서 연락이 없었다”며 “그가 더는 스웨덴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아 (우리 관계가) 끝났다”고 말했다. 용의자가 이전에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 적은 없었다고 이 여성은 덧붙였다.
프랑스 정치권에서는 이민 및 망명 정책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파 공화당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는 기자들에게 “수사를 통해 진상이 드러나겠지만, 범인은 이런 유형의 공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프로필을 가진 것 같다”며 “우리는 강인하고 명확한 자세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극우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프랑스의 이민 정책과 유럽의 규정이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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