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기특해요 우리 선수들"… 함성 뒤덮인 광화문광장
오랜 만에 광화문광장에서 '붉은 악마'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9일 오전 6시 광화문광장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결승전 승리를 기원하는 공연과 함께 거리 응원이 펼쳐졌다.
이른 시간이지만 어린 태극전사들의 투지에 힘을 실어주고 싶은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붉은 악마 머리띠를 한 시민들은 각자만의 방식대로 거리 응원을 준비했다.
한국은 지난 5일 치른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아시아 국가 최초로 2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이탈리아와의 준결승전을 치르는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을 진행했다.
머니S가 대표팀의 승리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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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잠을 설쳤음에도 피곤한 기색없이 애국심을 불태웠다. 축구를 사랑한다는 강씨는 4년전 U-20 축구대표팀의 경기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회상했다.
강씨는 "지난 2019년 U20 월드컵은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지만 결국 한국은 결승전 패자였다"며 "3위로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에콰도르는 3·4위전 승자라 웃었고 한국은 2위였지만 결승전 패자라 고개를 숙였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당시 마음이 아팠다"며 "올해에는 꼭 우승해서 한국이 웃는 승자가 되면 좋겠다"고 대표팀의 승리를 염원했다.
강씨를 따라 광화문광장을 찾은 김나연씨(여·22)도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김씨는 "4강까지 온 축구 대표팀을 보니 국뽕이 차오른다"며 "오늘 꼭 승리하길 바란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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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광화문광장을 찾은 윤준서씨(남·23)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일산에 거주하는 그는 기사를 통해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이 펼쳐지는 것을 알게 됐다. 윤씨는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전날(8일) 서울로 이동한 후 친구와 밤을 새고 이날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윤씨는 "카타르 월드컵 당시 이강인·조규성 등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했는데 그에 비해 U20 월드컵은 스타 플레이어가 나오지 않았다"며 "스타 플레이어가 나온다면 U20 월드컵이 좀 더 인기를 얻을 수 있는데 아직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8강부터 경기를 제대로 챙겨봤다는 윤씨는 "지난 2019년 U20 월드컵 때 준우승하는 모습을 봤다"며 "올해는 대표팀이 우승하는 모습을 꼭 보고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윤씨와 함께 광화문광장을 찾은 김대엽씨(남·23)는 "무조건 한국이 이긴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윤씨의 제안에 광화문을 찾은 김씨는 "준결승까지 온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마음 속으로는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하지만 대표팀이 한 경기씩 이길 때마다 놀랍고 믿어지지 않는 마음"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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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좋아한다고 밝힌 대학생 김모씨(여·25)는 U20 대표팀이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며 기특해 했다. 김씨는 "원래 U20 축구는 관심이 없었는데 16강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때부터 중계를 챙겨봤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우리 대표팀이 이탈리아를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며 "여기까지 온 대표팀 선수들이 너무 기특하다"고 강조했다.
서대문구에 사는 이모씨(남·20)도 이날 응원에 나섰다. "축구에 대해 잘 모른다"고 밝힌 이씨는 "거리 응원 문화가 좋아 광화문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방에 살다 서울로 상경한 이씨는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을 해보는 것이 버킷리스트였다고. 이를 이루기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은 이씨는 "한국이 이탈리아를 꺾고 결승에 진출해 거리 응원을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회사가 광화문 근처인 김모씨(여·32)는 출근 전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거리 응원을 위해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난 김씨는 "오늘은 축구를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서 많이 피곤하다"며 "피로를 잊을 수 있게 한국이 꼭 승리하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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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공통점만으로 하나가 돼 대표팀을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초반 골키퍼 김준홍의 좋은 수비가 나오자 다함께 기뻐했다. 이탈리아 선수가 반칙을 행했으나 심판이 호루라기를 불지 않자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반칙이 선언되며 한국이 페널티킥을 얻자 시민들은 한국이 동점골을 넣길 희망했다.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이 되자 시민들은 그 모습을 담기 위해 하나같이 휴대폰 카메라를 높이 들었다. 이후 동점골이 터지자 앉아서 응원하던 시민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일어나 기쁨을 나눴다.
전반전 동점을 만들어낸 한국은 후반전 이탈리아의 맹공에도 잘 버티며 경기를 무승부로 끌고갔다. 하지만 후반 86분 이탈리아에 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김모씨(남·26)는 "비록 대표팀이 승리하지 못했지만 4강에 오른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봤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은 이날 이탈리아와 치른 준결승전에서 1-2로 패하며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오는 12일 오전 2시30분 이스라엘과 3·4위 결정전을 갖는다.
이홍라 기자 hongcess_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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