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샌티스, 가짜사진으로 트럼프 비방…美대선서 AI 영향력 확대 우려

방성훈 2023. 6. 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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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예비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가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 사진을 이용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디샌티스 대선 캠프 측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진영이야말로 주지사(디샌티스)를 비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짜 사진과 거짓 발언을 게재해 왔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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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샌티스 대선캠프, 트럼프 저격 영상 게재
트럼프·파우치 코끝 키스 등 가짜사진 섞어
"이젠 AI로 가짜사진 쉽게 제작…美대선에도 영향"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공화당의 예비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가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 사진을 이용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AI가 생성한 가짜 뉴스 또는 가짜 사진 등이 내년 미 대선판을 뒤흔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 대선 캠프가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게재한 영상에 담긴 가짜사진. (사진=디샌티스 대선캠프 공식 트위터 계정 영상 캡쳐)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디샌티스의 대선 캠프는 지난 6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럼프가 집권 당시 해고 통보를 남발했음에도 코로나19 방역을 지휘했던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해고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디샌티스 대선 캠프는 영상과 함께 “트럼프는 TV 방송 도중에 수많은 사람들을 해고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파우치에게는”이라고 적었다.

영상에선 트럼프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고 말하는 장면이 반복되다가 중간에 트럼프가 파우치와 포옹하거나 그의 코 끝에 키스하는 모습 등이 담긴 6장의 사진이 등장한다. 트럼프가 파우치 박사를 해고하지 않아 사실상 그의 방역정책을 허락한 것이라며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디샌티스는 그동안 파우치 박사를 적극 끌어들이며 트럼프를 공격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자신이 주지사로 있는 플로리다주가 방역 규제를 완화해 트럼프 전 정부와 다른 길을 걸었다는 사실을 주요 업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디샌티스는 지난 3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라면 앤서니 파우치를 잘랐을 것”이라며 트럼프를 저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트럼프와 파우치 박사가 친밀한 장면을 연출하는 6장의 사진 가운데 3장이 AI가 만든 가짜라고 설명했다. UC버클리대학의 해니 패리드 교수는 “진짜 사진을 사용해 신뢰를 주면서 가짜 사진을 섞은 것은 매우 교활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 측은 이날 “친(親)디샌티스 진영이 ‘디생크티모니어스’(DeSanctimonious)한 광고에서 밈과 기만적인 가짜 사진의 차이를 모르는척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디생크티모니어스는 ‘믿음이 두터운 체하다’, ‘신성한 체하다’라는 부정적 의미를 가진 형용사를 결합해 트럼프가 디샌티스에게 붙인 별명이다. 트럼프는 디샌티스를 디생크터모니어스 또는 줄임말인 ‘디생크터스’(DeSanctus)라고 부르며 조롱해왔다.

이에 디샌티스 대선 캠프 측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진영이야말로 주지사(디샌티스)를 비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짜 사진과 거짓 발언을 게재해 왔다”고 반발했다.

로이터는 트럼프와 디샌티스 양측 모두 가짜 콘텐츠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생성형 AI 툴을 사용하면 설득력 있는 딥페이크를 저렴하고 쉽게 만들 수 있다”며 AI 기술이 내년 미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는 또 지금까지 미 대선과 관련해 AI로 만든 정치광고 가운데 세간의 이목을 끈 것은 지난 4월 공화당 전국위원회에서 발표한 조 바이든 대통령 비판 영상이 거의 유일하지만, 앞으로는 가짜 뉴스나 가짜 사진을 이용한 정치광고가 범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UC버클리대학의 제임스 오브라이언 컴퓨터 과학 교수는 “언젠가는 AI 시스템이 실제 이미지와 차이가 없는 사진을 생성하게 될 것”이라며 “그 시점에서는 (가짜 사진을) 탐지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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