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도 공개했는데…생성형 AI에는 '침묵'

김성식 기자 2023. 6. 9. 09: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애플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하드웨어 신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IT 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비전 프로가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기술로 무장했지만 정작 지금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생성형 AI는 빠져 있다"며 "애플이 AI 혁명을 외면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빅테크 앞다퉈 AI 제품 출시…애플은 시리 이후 감감무소식
"AI란 표현 의도적으로 숨겼다" vs "경쟁사에 비해 뒤쳐진 것"
비전 프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팀 쿡 애플 CEO. 2023.6.6.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애플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하드웨어 신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챗GPT' 열풍에 놀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앞다퉈 생성형 AI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 상반기 업계 최대 화두인 AI 기술에 한발 물러선 듯한 애플의 최근 행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9일 AFP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두시간 가량 진행된 WWDC 기조연설에서 단 한 번도 AI를 언급하지 않았다. IT 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비전 프로가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기술로 무장했지만 정작 지금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생성형 AI는 빠져 있다"며 "애플이 AI 혁명을 외면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챗GPT가 출시 두달 만에 월간 활성사용자(MAU) 1억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자 이에 자극을 받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은 앞다퉈 기술 제휴를 맺어 기존 제품에 AI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기술을 선보였다.

지난달 11일 구글은 자사 연례 개발자회의(I/O)에서 그간 영미권에서만 시범 운영해 온 생성형 AI 챗봇 '바드'(Bard)를 180개국으로 확대하고 관련 기술을 '구글 워크스페이스' 서비스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MS는 이보다 앞선 지난 2월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오픈AI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챗GPT-4 기술을 도입해 대화형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생성형 AI 제품 출시는커녕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는 현상을 두고 '애플답다'는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사실상 기술 개발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했다.

AI 스타트업 투자사인 퍼스트마크캐피털의 매트 터크 연구원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생성형 AI를 명시하지 않는 것은 애플 특유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애플은 AI 분야에서 경쟁사를 따라잡기보다는 독자적인 노선을 걷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애플이 AI 개발에 손을 놓은 게 아니라 표현만 달리한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올해 WWDC에서 애플은 텍스트 자동수정 기능과 관련한 개선 사항을 발표하며 관련 기술을 '온-디바이스 머신러닝'이라고 불렀다. 사용자 습관을 학습해 자주 틀리는 단어를 수정하고 비속어나 의도적으로 잘못 입력한 단어는 그대로 두는 이 기술을 AI라고 부를 법하지만 애플은 자사만의 조어를 사용해 경쟁사들과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현했다.

이에 대해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AI를 자사 제품에 통합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이를 반드시 AI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AFP는 애플이 AI란 용어 사용을 회피하는 이유에 대해 단어 자체가 기계의 인간 지배와 킬러 로봇을 연상시킨다는 비평가들의 견해를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애플이 AI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것은 AI 분야에서만큼은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방증이라고 경고했다. 롭 엔델 기술 분석가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은 AI 기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10년 전에 출시된 애플의 AI 개인 비서 '시리'가 아직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요리 윔저 수석 연구원은 "많은 이들이 애플이 시리에서조차 우위를 상실했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면서도 "애플은 기본적으로 디바이스 회사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seongs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