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등짝 맞겠다 했는데 사랑받아… ‘귀여운 쓰레기’ 라네요”

안진용 기자 2023. 6.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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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짝 맞을 줄 알았는데."

배우 김병철(49)은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을 마치며 자신을 향한 의외의 반응에 어리둥절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병철의 로코(로맨틱 코미디) 가능성을 확인한 작품 아닐까요. 부정적인 역할이었음에도 그런 가능성을 발견했죠. '닥터 차정숙'이 인생작이냐는 질문을 받는데, 제 인생작은 '다음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늘 그렇게 답변하죠. 제 시선은 언제나 '다음'을 향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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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닥터 차정숙’ 속 미워할 수 없는 불륜남 김병철
아픈아내 간이식은 외면하면서
장애인주차증은 발급받는 남편
허당기 넘치면서 코믹한 연기로
부정적 역할에도 인기몰이 성공
미혼인데도 잇단 나쁜남편 역할
로맨틱코미디 장르 도전하고파
미혼임에도 ‘나쁜 남편’으로 주목받은 배우 김병철은 “난 결혼하지 않아 외도를 할 일도 없다”고 농담을 건넸다. 에일리언컴퍼니 제공

“등짝 맞을 줄 알았는데….”

배우 김병철(49)은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을 마치며 자신을 향한 의외의 반응에 어리둥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 작품에 참여하며 ‘욕먹을 결심’을 했다. 평생 내조한 아내, 게다가 아픈 아내를 두고 외도를 하는 불륜남이니 도무지 응원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미워할 수 없다” “귀여운 쓰레기”라는 예상 밖 반응이 쏟아졌다.

“가끔 지하철을 타는데, ‘다른 분들이 나를 알아보면 어쩌지’ ‘욕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눈치가 보였어요. 악역을 했던 분들이 식당에서 등짝을 맞았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만약 그런 일이 제게 벌어졌다면 당황했겠지만 ‘저한테 이런 경험을 줘서 감사합니다’라고 조금은 기뻤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귀엽다’는 말을 들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웃음).”

김병철이 연기한 서인호는 분명 못된 인간이다. 아내를 위한 간이식을 주저하고, 수술 후 아내의 장애인증으로 주차권을 등록하려 한다. 게다가 외도로 혼외자까지 뒀다. 하지만 허당기 가득한 모습으로 전전긍긍하며 허술함을 드러내는 그의 모습은 묘한 연민을 자아냈다. 잠을 자다가 아내에게 뺨을 맞아도 잠꼬대처럼 “따귀 때린 거야? 왜?”라고 넌지시 물을 뿐 제대로 화도 못 내는 ‘하(下)남자’(상남자의 반대말)다.

“어떻게 봐도 나쁜 놈인데, 좋은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아주 나쁜 사람도 조금은 긍정적인 면을 갖고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연기했죠. 서인호의 허당 같은 모습이 코믹하게 잘 그려진 것 같아요. 웃기면서 슬픈 상황을 ‘웃프다’고 하는 것처럼, 서인호는 웃기면서 나쁠 것 같은 ‘웃쁜’ 모습을 갖고 있죠.”

김병철은 이미 ‘나쁜 남편’을 연기한 적이 있다. ‘SKY캐슬’에서 가부장적이고 독선적인 대학교수 차민혁 역을 소화했다. 서인호가 차민혁의 연장선상에 있는 인물일 수 있다는 고민도 있었다. 이런 고민은 서인호를 비슷하되, 보다 발전된 캐릭터를 빚는 원동력이 됐다.

“‘닥터 차정숙’은 더 현실적이고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많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런 건 부담되지 않았죠. 다만 권위적이고 아내를 무시하는 모습이 ‘SKY캐슬’의 차민혁과 비슷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더 조심스럽게 접근했어요. 그렇지만 차민혁과 서인호의 처한 상황이 다르고, 코믹한 부분도 더 많기 때문에 차별화된 것 같아요.”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연이어 출연해 ‘김은숙의 남자’라 불리기도 한 김병철. 이제는 ‘닥터 차정숙’과 ‘SKY캐슬’로 인해 ‘나쁜 남자 전문배우’라 일컬어진다. 정작 그는 “저는 외도를 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혼이라 외도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18.5%라는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된 이 작품을 두고 그는 “김병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한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병철의 로코(로맨틱 코미디) 가능성을 확인한 작품 아닐까요. 부정적인 역할이었음에도 그런 가능성을 발견했죠. ‘닥터 차정숙’이 인생작이냐는 질문을 받는데, 제 인생작은 ‘다음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늘 그렇게 답변하죠. 제 시선은 언제나 ‘다음’을 향해 있으니까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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