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품 돌아가는 사고뭉치 ‘기시다 장남’…日 정치세습 문제의식 없나[김선영 기자의 오후에 읽는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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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공관에서 친척들과 파티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면서 논란을 빚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장남 쇼타로(翔太郞)가 결국 모친이 있는 지역구 히로시마(廣島)로 돌아간다.
'아들 감싸기'에 나섰던 기시다 총리 부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지역구인 히로시마에서 지역구 세습 준비에 나서겠다는 건데, 문제를 일으킨 장남에 지역구 세습을 하는 게 맞냐는 비난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3대 세습 정치인이고, 쇼타로는 4대 세습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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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세습은 공정한가’라고 묻는 여론에 기시다 총리는 어떻게 답할건가
총리 공관에서 친척들과 파티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면서 논란을 빚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장남 쇼타로(翔太郞)가 결국 모친이 있는 지역구 히로시마(廣島)로 돌아간다. ‘아들 감싸기’에 나섰던 기시다 총리 부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지역구인 히로시마에서 지역구 세습 준비에 나서겠다는 건데, 문제를 일으킨 장남에 지역구 세습을 하는 게 맞냐는 비난도 나온다.
9일 일본 매체 ‘뉴스 포스트 세븐’은 기시다파 관계자를 인용, 쇼타로가 “히로시마 사무소에서 비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쿄에서는 총리 관저나 공저 출근 기회가 생기면 언론 눈에 띄기에 모친이 있는 히로시마로 돌아가 후계 수업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부친인 기시다 총리가 도쿄에서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쇼타로는 초·중·고등학교까지 히로시마에서 자랐다. 이는 히로시마 부동산 유지의 딸로, 지역구에 거주하며 사실상 의원 역할을 하는 모친 유코(裕子) 여사의 영향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코 여사는 이번 쇼타로의 히로시마 행을 적극 추진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현지에서 사실상 유코 여사가 의원 역할을 겸하고 있는 만큼, 본인이 직접 논란을 빚는 아들을 케어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코 여사의 히로시마 현지 인기는 기시다 총리 이상으로 “남편이 총리가 되어도 늘 겸손하고 싹싹하다”며 ‘유코여사 총리론’이 나올 정도라고 전해진다.
앞서 쇼타로 비서관은 작년 말 공관에 10여 명의 친척을 불러 송년회를 열고 붉은 융단이 깔린 계단에서 신임 각료의 기념 촬영을 본뜬 듯한 사진을 찍었다. 참석자 중 한 명은 이 계단에 엎드려 뒹굴며 누운 자세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공저는 총리 집무실이 있는 관저와는 다른 공간으로 총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곳이지만 엄연히 공적 공간이다. 하지만, 아들을 경질하지 않고 버티던 기시다 총리는 지난 5월 쇼타로 비서관을 사실상 경질했다. 그는 아들의 비위에 관해 “공적 입장에 있는 정무비서관으로 부적절하다”며 “당연히 임명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쇼타로의 일탈에도 일본 정치 명문 기시다가의 세습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시다 총리는 3대 세습 정치인이고, 쇼타로는 4대 세습을 앞두고 있다. 일본 정치계는 보통 자녀에게 선거구를 세습하는 식으로 후계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가 일종의 가업인 셈이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건 이미지가 좋든 나쁘든 마찬가지다. 유코 여사 역시 이번 ‘관저 송년회’ 논란으로 아들을 경질하는 걸 거세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력을 사유화 하는걸 ‘문화’의 일환으로 치부하는 순간, 그 나라의 정치는 썩는다. 특히 문제가 있는 후계자에게 계속 기회를 줄 때, 그 문제는 더 커진다.
쇼타로는 91년생, 그와 동년배인 일본 청년들은 저임금의 늪에 시달리며 100엔샵을 전전하거나, 집 안에 고립된 채 히키코모리로 산다. 지난 4월 기시다 총리에 폭발물 테러를 시도했던 20대 청년 기무라 류지는 “기시다 총리는 세습 3세”라며 공정하지 않은 선거 제도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시도했다고 전해진다. 쇼타로를 감싸는 기시다가의 행보는 전 세계 MZ 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정’이슈와 연결된다. ‘당신의 세습은 공정한가’라고 묻는 여론에 기시다 총리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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