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귀공자' 초롱초롱한 광기의 김선호…추격 액션 향해 '풀액셀'

조은애 기자 2023. 6. 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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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공자'(감독 박훈정)는 관객들이 박훈정 감독의 영화에 기대하는 모든 요소가 담긴 영화다.

박훈정 감독의 전작인 '신세계'나 '마녀'와의 비교가 불가피하겠지만 '귀공자'는 오프닝부터 모든 짐작을 무너뜨리는 영화다.

 그리고 이내 '귀공자'만의 색깔을 확실히 잡아 추격 액션이라는 목표를 향해 힘 있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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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영화 '귀공자'(감독 박훈정)는 관객들이 박훈정 감독의 영화에 기대하는 모든 요소가 담긴 영화다. 음산한 누아르 톤에 미스터리한 캐릭터,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사뭇 진지한 추격 액션을 그리면서도 위트까지 살렸다. 군살은 쏙 뺐다. '왜 쫓고 쫓기는가'라는 물음표보다 추격 그 자체의 스릴을 만끽하면 된다.

영화는 필리핀에서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병든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버지를 만나러 한국 땅을 밟은 그의 앞에 스스로를 '친구'라고 소개하는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가 나타난다. 귀공자는 마르코 주변을 초토화시키며 혼란을 더한다.

박훈정 감독의 전작인 '신세계'나 '마녀'와의 비교가 불가피하겠지만 '귀공자'는 오프닝부터 모든 짐작을 무너뜨리는 영화다. 그리고 이내 '귀공자'만의 색깔을 확실히 잡아 추격 액션이라는 목표를 향해 힘 있게 달린다.

정교하면서도 템포 빠른 액션은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열대나무 무성한 숲이 '귀공자'만의 음습한 분위기를 살리고 주택가의 좁은 골목길, 시원하게 뚫린 도로 등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카체이싱과 총기 액션들은 하나하나 폭발력이 있다.

그렇다고 화려한 액션에만 기댄 영화는 아니다. 마르코와 귀공자, 두 사람으로 쪼개졌던 이야기의 초점은 중후반 이후 한 갈래로 합쳐지면서 밀도를 높인다. 여기에 한 이사(김강우), 윤주(고아라)의 사연이 엮여 들어와 장르적으로도 한층 풍성해진다. 단순히 선인과 악인이 서로를 쫓는 이야기보다 훨씬 미묘하게 얽혀 있어 누가 아군이고 적인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김선호는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의 정석을 보여준다. 그가 연기한 귀공자는 자신의 앞길을 막는 이들을 무자비하게 제압하면서도 구김 없는 슈트와 흐트러짐 없는 헤어, 음료에 빨대를 꽂아 마시는 여유를 잃지 않는 인물이다. 김선호는 귀공자의 미스터리하고 집요한 모습 위에 경쾌한 매력을 얹어 독특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섬뜩한 분위기 속, 불쑥 악동 같은 얼굴을 내미는 김선호의 새로운 발견이다.

무려 198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마르코 역에 낙점된 신예 강태주의 열연도 여운이 깊다. 마음 한구석에 상처와 외로움을 품은 복서로 꽤 깊은 감정 연기부터 선 굵은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배우로서 더 많은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영화는 오는 6월21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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