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연기에 미 워싱턴도 '최악' 경보... 바이든 "기후변화 영향 극명"

캐나다 산불 여파로 '코드퍼플' 발령
최악 상황 지난 뉴욕도 재유입 우려
바이든 "캐나다에 소방 지원 제공"

지난 7일 미국 뉴욕의 초고층 건물인 록펠러센터가 캐나다 퀘벡주를 중심으로 발생한 산불 연기 탓에 뿌옇게 보인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캐나다 산불 여파로 미국 대기질이 최악의 상황에 처한 가운데, 수도 워싱턴까지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워싱턴시는 이날 대기질 등급(AQI)에서 두 번째로 나쁜 '보라색(purple·코드 퍼플)' 경보를 발령했다. AQI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농도에 따라 대기질을 '0'에서 '500'으로 수치화하고, 이를 '녹색→노랑→주황→적색→보라→적갈색' 순 6등급으로 구분한다. '보라'(201∼300)는 연령이나 호흡기 질환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의 건강에 매우 해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워싱턴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보라 경보를 발령한 것은 처음이다. 전날에는 한 단계 낮은 적색이었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시민들에게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밖에 나갈 경우엔 N95·KN95 등급의 마스크를 쓸 것을 당부했다.

전날 미세먼지(PM2.5) 농도가 2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던 뉴욕은 바람에 밀려 연기가 남하하면서 일단 최악의 상태는 넘겼다. 다만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바람이 바뀔 가능성에 대비해 긴장을 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기후변화 영향을 극명하게 상기시켜 주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인 수백만 명이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로 인한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날 통화한 사실을 언급한 뒤, "미국 지역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는 퀘벡 지역을 비롯해 화재 진압 노력을 가속화하는 데 필요한 추가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소방관이나 화재 진압 자산 등에 대한 캐나다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하라고 미국합동화재센터(NIFC)에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