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가 43%” 잭다니엘 패러디한 개 장난감, 상표권 침해? 美대법원 판단은

미국 장난감 제조업체 VIP가 잭다니엘 술병을 패러디해 만든 장난감./아마존

10년 가까이 이어진 미국 유명 주류 업체 잭다니엘과 장난감 제조업체 VIP 간의 상표권 분쟁이 막을 내렸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잭다니엘의 손을 들어줬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CNN 등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만장일치로 잭다니엘 술병을 패러디해 만든 개장난감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에 의해 보호받는다는 하급심 판결을 기각했다.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이 결정은 이번 사안에만 해당된다”며 “상표권 분쟁에서 ‘비상업적 사용 제외’의 범위가 어디까지 해당되는지 판단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상표권 사용에 있어 다른 제품을 패러디하거나,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언급한다고 해서 비상업적으로 간주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상표권 침해자가 (다른 회사의) 상표를 (자신의) 상표로 사용하는 것은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했다.

잭다니엘 측은 성명을 통해 “상표권 소유자의 권리를 인정한 대법원의 결정에 만족한다”며 “우리는 상표권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VIP사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배드 스패니얼스' 장난감을 물고 있는 개./아마존

이번 상표권 분쟁을 촉발한 것은 VIP사가 2013년부터 판매한 ‘배드 스패니얼스’ 장난감이다. 이 장난감은 잭다니엘 위스키 병을 본따, 갈색 병에 검은색 라벨을 두른 모양으로 제작됐다. 라벨에는 코커스패니얼 그림과 함께 ‘올드 넘버2′ ‘당신의 테네시 카펫 위에’ ‘응가 43%’ ‘100% 냄새 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장난감에 부착된 택에는 ‘잭다니엘과는 관련 없음’이라는 문구도 새겨졌으나, 이것만으로는 소송을 막을 수 없었다고 CNN은 전했다.

잭다니엘은 2014년 “이 제품이 상표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내, 법원으로부터 판매금지 명령을 받아냈다. 잭다니엘은 소비자들이 배설물을 언급하는 장난감을 자사 제품으로 혼동할 수 있고, 자사의 오랜 명성을 훼손한다고도 주장했다.

VIP사는 이에 반발해 항소했다. 2020년 샌프란시스코의 제9항소법원은 VIP사가 비상업적으로 상표를 사용했으며, 유머가 담긴 창작물이기 때문에 수정헌법 제1조에 따라 보호받는다고 판단해 기존 판결을 뒤집고 VIP사의 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