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자녀 둔 머스크가 ‘성소수자 반대’ 영상을?[주간 머스크와 아이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3. 6. 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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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총리와 화상회의 하며 투자 논의
머스크는 지금 ‘아시아 쇼핑’ 중
지난달 31일 일론 머스크가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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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미국 실리콘밸리에 나와있는 김성민 특파원입니다.

이번 주 일론 머스크는 평소보다 조용했습니다. 지난 주 중국을 방문한 후 살짝 쉬어가는 타이밍인가봅니다. 트위터에서 온갖 말을 하기 좋아하는 머스크는 중국 방문에 대해 별 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이 “중국을 방문하는 해외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침묵은 금이다”라고 보도할 정도죠.

머스크가 조용한 사이 머스크의 회사들은 몸값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머스크의 뇌 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기업가치가 50억달러(6조5000억원)가 됐고, 테슬라는 7일(이하 현지시각) 주가가 장중 한때 230.83달러까지 상승하며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테슬라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머스크는 덕분에 다시 세계 1위 부자 자리를 아주 잠깐 차지했습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최종 224.57달러로 마감했고,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 회장이 다시 1위를 탈환했기 때문입니다.

트위터 CEO 자리에서 내려온 머스크는 테슬라에 탑재되는 배터리 원자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주목하는 곳은 아시아입니다.

몽골 총리와 화상회의 중인 머스크. /몽골 정부 홈페이지

◇아시아 쇼핑 중인 머스크

머스크는 지난 6일 롭상남스라이 어용에르덴 몽골 총리와 화상회의를 갖고 전기차 분야의 투자와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습니다. 몽골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희토류와 구리 등의 광물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 3월 착공한 오유 톨고이 광산은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 및 금 매장지로 알려졌습니다. 머스크와 어용에르덴 몽골 총리는 이 광산을 계기로 희토류와 배터리 광물 활용에 관한 공동 연구 사업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몽골 총리는 테슬라의 몽골 진출을 지원하고, 몽골에 투자하는 기업에게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몽골 정부와 협력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 생산과 원자재 확보를 위해 최근 부쩍 아시아 국가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습니다. ‘아시아 쇼핑’인 셈이죠. 지난 주엔 3년 만에 중국을 찾아 테슬라 상하이 공장을 방문했고,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 회장과 면담했습니다. 외신들은 CATL과 합작해 미국에 테슬라에 탑재되는 배터리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아시아 제2공장 후보 지역으로 한국,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등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각국은 테슬라 공장 유치 시 창출되는 일자리와 경제 효과를 노리고 머스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 중 머스크를 40분간 접견했고, 작년 5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미국 텍사스 스페이스X 발사장을 찾아 머스크를 만났습니다. 머스크의 아시아 쇼핑은 올 연말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머스크는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올 연말에 (아시아에) 전기차 부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머스크의 최종 쇼핑 목록에 한국이 있기를 바래봅니다.

일론 머스크. /AP 연합뉴스

◇트랜스젠더 자녀 둔 머스크, 반(反)트랜스젠더 발언

머스크가 트위터 CEO 자리를 린다 야카리노에게 넘긴 후 조금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까요? 머스크는 이번 주 미 부동산 문제, 대형마트 타깃에서 발생한 문제 등에 말을 보탰습니다.

지난 5일 한 트위터 사용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머스크는 이 글에 댓글을 달고, “높은 금리가 주택 가격을 끌어내리면서 이런 현상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머스크는 상업용 부동산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벤처 투자가인 데이비드 삭스가 트위터에 “LA 사무실들이 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다른 대도시도 마찬가지”라는 글을 올리자, 머스크는 또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녹고 있다. 다음은 주택 차례”라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지난 4월 머스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에 사무 공간에 대한 수요가 사상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개선되지 않고 2023년 후반에 더 악화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로 변신한 머스크의 발언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미 ABC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인 ‘샤크탱크’에 출연하는 부동산 거물 바바라 코코란 코코란그룹 창업자는 “물론 이번에도 머스크는 또 틀렸다”고 했습니다. 코코란은 “금리가 내려가는 순간 지옥이 풀릴 것이고 (주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샤크탱크에 출연 중인 미 뉴욕 부동산 거물 바바라 코코란. /ABC 캡처

머스크는 최근 성소수자 상품을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가 반발에 부딪히며 불매운동까지 당한 미 대형 소매업체 ‘타겟’에 대해서도 한마디했습니다. 타겟은 미국서 ‘동성애자 인권의 달’인 6월을 맞아 트랜스젠더 여성을 위한 제품을 매장 전면에 배치하고 광고를 하다가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머스크는 JP모건체이스가 타겟 주식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평가한 것을 언급하며, “조만간 주주들이 회사와 이사회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머스크가 갑자기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머스크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을 보면 이유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모든 부모는 이것을 봐야 한다”며 트랜스젠더에 반대하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머스크의 이런 행동은 실리콘밸리 다른 창업자들의 행보와는 사뭇 다릅니다. 주요 미 기업 CEO들은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무척이나 조심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양측으로부터 비난을 받으며 주가가 폭락하고 직책에서 물러나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머스크, 역시 할 말은 합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성인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린이는 이를 구별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법이 있다”고 했습니다. 미 어린이들 대상 성소수자 교육에 반대한다는 뜻입니다.

일론 머스크(오른쪽)와 그의 트랜스젠더 자녀 자비에 머스크의 성전환 전 모습. /MEGA

머스크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은 그의 가족력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머스크에겐 트랜스젠더인 10대 자녀가 있습니다. 전처인 캐나다 작가 저스틴 윌슨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중 한 명인 자비에 머스크(19)입니다. 자비에 머스크는 작년 4월 18일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가정법원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했다며 이름을 ‘비비안 제나 윌슨’으로 바꾸겠다고 신청했습니다. 머스크 대신 어머니의 성을 딴 것입니다. 자비에 머스크는 “더는 나의 생물학적인 아버지와 함께 살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그와 연관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와 머스크의 관계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아기 머스크는 이런 모습?

이번 주 트위터에서는 한 아기 그림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아기 머스크’ 입니다.

트위터의 한 패러디 계정 사용자는 “일론 머스크가 노화방지법을 연구한다고 알려졌는데 겉잡을 수 없게 됐다”는 글과 함께 머스크를 닮은 아기 사진을 올렸습니다. 잘 정돈된 서재에 갈색 멜빵바지 입은 머스크를 닮은 아기입니다. 이 재미난 사진에 머스크는 반응했습니다. 그는 “내가 너무 젊어진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이 사진은 트위터의 재미난 놀이터가 됐습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이제 너는 화성에 갈 시간이 충분하다”고 했고, 다른 사용자는 역시 AI로 그린 ‘노인 머스크’ 사진을 올렸습니다. 재미로 만든 사진이지만, AI가 만든 이 사진의 품질은 상당히 좋습니다. 최근 미드저니 같은 생성 AI가 내놓는 사진과 그림의 수준이 인간보다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오늘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개인적인 소식을 하나 전해드리면, 저는 2년여 간의 실리콘밸리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이제 고국인 한국으로 복귀합니다. 대신 함께 ‘주간 머스크와 아이들’ 뉴스레터를 작성하는 오로라 기자가 실리콘밸리에서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릴 겁니다. 전 한국에서 더 유익한 기사와 뉴스레터로 찾아뵙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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