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먼동이 트려 할 무렵, 새벽

김성중 대전대신초등학교 교사 2023. 6. 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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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하다보면 좌우명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가 있다.

"선생님은 좌우명이 뭐에요?"라고 묻는 학생이 있다면 늘 나의 좌우명을 학생들에게 들려주곤 한다.

학부모님께 '자녀의 초등학교 시절은 마치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과 같은 시기이며 중요합니다.'라고 안내했고, 학생들에게도 너희들은 지금 아주 중요한 시기를 겪고 있고 그 중 너희들과 선생님이 만난 것은 인연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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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중 대전대신초등학교 교사

수업을 하다보면 좌우명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가 있다. "선생님은 좌우명이 뭐에요?"라고 묻는 학생이 있다면 늘 나의 좌우명을 학생들에게 들려주곤 한다. "선생님의 좌우명은 '새벽정신'이란다."

부지런하게 사시는 부모님 아래에서 자란 나는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고, 새벽이라는 단어가 참 좋다라는 느낌을 받으면서 살았다. 아침해가 뜨기 전 선선한 공기와 어스름한 밝기와 그날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의 느낌은 경험을 해 본 사람만 알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시간이다.

한창 학급에 닉네임을 붙여서 특색 있는 학급경영을 하는 것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그 당시 나는 우리 반의 이름을 '새벽반'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학부모님께 '자녀의 초등학교 시절은 마치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과 같은 시기이며 중요합니다.'라고 안내했고, 학생들에게도 너희들은 지금 아주 중요한 시기를 겪고 있고 그 중 너희들과 선생님이 만난 것은 인연이라고 이야기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참 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책도 많이 읽어야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고, 체력도 열심히 단련해야 하고, 악기는 한가지 즐길 수 있으면 좋고, 체험학습을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도 해야 하고, 몇 년전부터는 소프트웨어교육으로 코딩을 하더니 최근에는 인공지능 교육도 중요하다고 한다. 나는 이런 변화 속에서 학생들에게 어떤 부분을 좀 더 자신 있게 지도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나는 학생들에게 공동체의식을 심어주려고 좀 더 노력한다. 내 주변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교사이든 아니든 모두가 느낄 것이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우리 주변의 모든 학생들은 하나하나 금쪽 같은 존재이다. 금쪽들이 모여있을 때 서로 빛나기 위해서는 서로의 빛을 가리고 내가 돋보이려 하기보단 서로를 빛내주려고 양보하는 미덕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살짝 불편하더라도 우리는 공동체라는 의식을 가지고 우리 학생들이 서로서로 양보하는 마음가짐을 길렀으면 한다.

올해 나는 학교를 새로 옮기게 되었고, 5년 중 첫 해, 나는 새로운 학교에서 또 다른 새벽을 맞이하고 있다. 9년만에 담임이 아닌 교과 전담교사로 근무하게 되었다. 올 한해에는 아직까지는 큰 목표가 없다.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새 학교 첫해가 지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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