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수록 위축되는 한국농업

관리자 2023. 6. 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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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이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다.

농축산물 시장 빗장이 계속 열리면서 값싼 외국산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지만 농업분야에 대한 충분한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농업'은 우리 농업의 어려운 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 농업이 기지개를 켜기 위해서는 농업예산의 대폭 확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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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수입 늘어 농가 한숨
농업분야 투자 대폭 늘려야

우리 농업이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다. 농축산물 시장 빗장이 계속 열리면서 값싼 외국산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지만 농업분야에 대한 충분한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농업 지속가능성에 비상등이 켜지고 농촌지역은 소멸 위험에 직면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농업’은 우리 농업의 어려운 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우선 농축산물 수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무역 적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농축산물 수입액은 339억달러에 달했다. 전년에 비해 밀 39%(수입액 기준), 옥수수 36%, 키위 27%, 대두 23%, 쇠고기가 22%나 증가했다. 수입이 늘면서 농축산물 무역 적자는 2018년 203억4900만달러에서 2021년 254억99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세계에서 농축산물 무역 적자가 네번째로 큰 규모다. 상황이 이러니 해당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

곡물자급률도 초라하다. 최근 3개년(2020∼2022년) 전세계 평균 곡물자급률은 100.3%인 데 반해 우리는 겨우 19.5%다. 이는 2015∼2017년 23%에 견줘 3.5%포인트 뒷걸음질 친 것이다. 극심한 자연재해나 외부 돌발 요인이 발생하면 언제든 식량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이밖에 국토면적 대비 경지면적의 최근 3개년(2018∼2020년) 평균 비중은 15.7%로 2007년에 비해 2.2%포인트 줄었고, 농림어업 취업자 비중도 7.2%에서 5.3%(2019~2021년)로 쪼그라들었다. 아울러 농림어업부문의 성장률이 비농업부문 성장 속도에 미치지 못해 농림어업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2.3%에서 1.7%로 감소했다.

하지만 농업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은 16조2856억원으로 국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불과 2.9%에 그쳤다. 농업총생산액 대비 농업보조금 비율 또한 7.2%에 머문다. 스위스는 40.5%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11.7%다. 우리 농업이 기지개를 켜기 위해서는 농업예산의 대폭 확대가 절실하다. 아울러 농가의 영농의욕이 꺾이지 않도록 물가를 잡는다며 외국산 농축산물을 무더기로 들여오는 행태도 멈춰야 한다. ‘농업 홀대’ ‘농업 희생양’이라는 말이 더이상 나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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