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상승·장기 가뭄·강우 변화… 통제 불능 산불 만들었다 [기후위기 몸살]
加 410여건 산불 현재진행중
美 동부 1억명에 대기질 경보
뉴욕주 ‘건강비상사태’ 규정
캐나다·미국 산불 피해 확산
캐나다 겨울 강수량 적고 봄 건조 지속
숲을 더 빨리 뜨겁게 크게 타게 만들어
번개도 많이 발생시켜 산불 야기 많아
온난화에 제트기류 약화로 대기 정체
대기질 악화 상황 장기화 가능성 고조
뉴욕 항공기 이륙 지연·야구경기 취소
인간을 위협하는 기후변화 재앙이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발생한 캐나다 산불이 강수량 부족과 이상 고온으로 바짝 마른 나무 등을 태우며 역대급으로 번지면서 내뿜은 연기가 주변은 물론 미국의 대도시를 위협하는 것도 기후변화가 낳은 불상사다.
이날 현재 산불로 남한 면적(약 10만㎢)의 40%에 해당하는 약 380만헥타르(3만8000㎢)가 캐나다에서 잿더미가 됐다. 산불로 발생한 연기 기둥은 캐나다와 가까운 미국 동부를 덮쳐 미국 인구 3분의 1에 달하는 1억명에게 대기질 경보가 발령됐다. 연기는 남부 앨라배마주까지 내려가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 주정부도 이날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다.
뉴욕의 이날 대기질지수(AQI)는 ‘위험’ 수준에 해당하는 400을 넘기며 미 환경보호청(EPA)이 1999년에 대기질 측정치를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악으로 치달았다. 뉴욕시 보건국장은 뉴욕의 대기질이 1960년대 이후 최악의 수치라고 밝혔다.
EPA는 AQI가 151 이상일 때 모든 사람의 건강에 안 좋은 수준으로 보고 경보를 발령하는데, AQI가 300 이상이면 천식·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나 임산부, 고령 노인 등은 건강에 치명적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캐나다는 지난겨울 강수량이 적었고 봄에도 건조한 기후가 이어졌다. 노바스코샤주의 경우 3∼5월 사이 강수량이 평년의 3분의 1에 불과했고 5월 말엔 폭염이 찾아와 지난해보다 10도가 높은 33도 기온을 기록했다.
통상 산불의 직접적 원인 중 절반 정도는 사람의 실화 등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건조하고 더운 날씨 또한 번개를 더 많이 발생시켜 산불로 이어진다고 CBS는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기후변화가 야기한 열돔(heat dome)이 산불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산불은 고온의 공기 덩어리가 고기압의 대기층 아래 갇혀 열기를 뚜껑처럼 가두는 현상을 뜻하는 열돔 아래에서 처음 발생했다. 열돔의 고기압은 제트기류와 강우를 우회시켰고, 햇볕이 내리쬐도록 하는 동시에 뜨겁고 무거운 공기를 끌어들였다. 결과적으로 일대가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는 원인이 됐다.
캐나다 산불은 현재 초기 단계로 향후 피해가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BC방송은 미국 동부지역의 연기 기둥이 짙게 형성된 것과 관련해 지구온난화가 제트 기류를 약하게 만들어 공기가 더 오랫동안 정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영리단체 클리메이트 센트럴에 따르면 미국 241개 도시 가운데 83%가 1973년 이후 대기 정체 일수가 증가했다. 캐나다 산불 영향에 따른 미국 대기질 악화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뤼도 총리와 통화하고 추가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재 진압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모든 가용 연방 소방 자산을 배치하도록 지시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스페인도 이상 고온에 신음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인 환경부와 기상청은 올해 봄이 기록이 시작된 1961년 이후 가장 더웠으며 여름에도 평균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르면 7월 말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고 대기 온도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른 비정상적 폭우 등 기상이변이 우려된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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