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호가 누군데? '퓨처스 정복' 거포 기대주! '두산 화수분'은 살아있다

잠실=안호근 기자 2023. 6. 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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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두산 홍성호가 8일 한화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라울 알칸타라의 8이닝 무실점 역투. 시즌 7승을 위해선 득점 지원이 간절했다. 두산 베어스는 간결한 타격으로 선제점을 얻었다. 그런데 타점의 주인공의 얼굴이 생소했다. 바로 홍성호(26)였다.

2016년 두산 2차 4라운드로 입단했으나 줄곧 퓨처스(2군) 팀에만 머물다 병역 의무까지 마쳤다. 지난해에서야 1군에 데뷔했고 올 시즌에도 개막 후 2개월 이후에야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홍성호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활약으로 팀에 2-1 승리를 안겼다.

입단한지 5년을 훌쩍 지나 신인상 후보에도 속하지 않지만 타격 잠재력에 대한 기대는 여전했다. 지난해 뒤늦게 1군 데뷔를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스프링캠프에 동행하지 못한 홍성호는 퓨처스리그에서 자신을 어필하는데 집중했다. '2군 폭격기' 수준이었다. 타율 4위(0.358), 홈런(8개)과 타점(36점) 1위, 장타율 2위(0.613) 등 타격 상당수 부문에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2회 데뷔 첫 타점을 올리고 있는 홍성호. /사진=두산 베어스
홍성호(오른쪽)가 첫 타석 안타 후 고영민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이날 홍성호를 1군에 불러올린 이승엽 두산 감독은 곧바로 선발 라인업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이 감독은 "홍성호 타격감이 워낙 좋다. 나가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했다"며 "홈런을 치라든지 안타를 치라는 건 너무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퓨처스에서 잘 해온 걸 이어가면 좋겠지만 부담 없이 편하게 타석에 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가을 캠프 때 보고 처음 보는데 훈련하는 걸 봤더니 굉장히 많이 좋아졌다"며 "이정훈 감독과 코치진들과 함께 열심히해서 잘 만들었더라. 훈련 때처럼만 하면 팀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2회말 1사 1,2루 첫 타석에 나선 홍성호는 김민우의 포크볼을 과감히 밀어쳐 1타점 선제 적시타를 날렸다. 꿈에 그리던 데뷔 첫 타점이었다. 4회말 1사에선 중견수 방면으로 날린 타구를 문현빈이 완전히 놓치는 바람에 행운의 2루타까지 수확했다. 커리어 2번째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도 작성했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홍성호가 콜업되자마자 부담이 컸을 텐데 귀중한 타점을 올렸다. 데뷔 첫 타점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홍성호는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여기가 2군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셔서 그 말에 마음이 좀 편해졌다"며 "이런 복귀전은 상상도 못했다. 무난하게만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잘 돼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성호가 4회 큼지막한 타구로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퓨처스에선 더 이상 증명이 필요치 않은 타자였지만 1군에선 작아졌다. 주변에서 힘을 실어주는 이들이 많았다. 홍성호는 "후배들은 절지 말라고 했다. 제가 멘탈이 안 좋다고 말해줘서 이번에는 좀 편하게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형들도 오랜만에 봤는데 '이번엔 좀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며 "2군 감독님과 타격 코치님들 포함 모든 코치님들이 저를 집중적으로 케어해 주셨다. 잘하든 못하든 계속 훈련을 했고 그 결과가 오늘 나온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산은 '화수분 야구'로 대표됐다. 특히 야수진에서 허경민, 김재호, 김재환 등은 비롯해 박건우(NC 다이노스), 최주환(SSG 랜더스) 등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과거엔 두산에서 백업 요원 시절을 보내다가 재능을 꽃피웠다.

그러나 최근 화수분이 말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신인 드래프트 순번이 밀려 뛰어난 선수들을 뽑는데 제약이 생겼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몇 년 동안은 트레이드를 통해 적지 않은 재미를 봤다. 양석환과 홍건희는 이제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두산 화수분'은 존재한다. 홍성호가 그 가능성을 보여줬고 부상에서 회복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대한, 타격 잠재력이 뛰어난 송승환(이상 23) 등이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각오가 남다르다. 홍성호는 "처음에는 2군이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하자고 했고 당분간은 그런 마인드로 할 것 같다. 잘 돼서 계속 남아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꼭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오늘은 짧은 타구밖에 안 나왔는데 다음에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려서 팬분들의 눈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5회초 공수 교대 때 홍성호(오른쪽)가 허경민에게 글러브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홍성호(왼쪽)가 선배 허경민과 대화를 나누며 수비 위치로 나가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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