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막판 해소 후폭풍…美국채 '홍수', 시장에 어떤 영향줄까

김희정 기자 2023. 6. 9.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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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올해 1조 달러 규모의 차입에 나서 미국 은행시스템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부채한도가 차면서 그동안 발행 못했던 국채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자금이 대량으로 이동해 증시, 은행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익률 상승→예금이자 상승 압박 은행 스트레스 가중━JP모건은 미국이 2023년말까지 재무부가 1조1000억 달러의 단기 국채를 차입해야 하며 향후 4개월 간 8500억 달러의 국채를 순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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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1.1조 달러 단기국채 차입, 발행물량 부담…
공급 증가 기대감에 수익률 벌써 상승, 예금이탈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연방정부 부채 한도 인상법안이 통과돼 “사상 최초의 디폴트 위기를 피하게 된 것을 보고 드린다” 는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3.6.3 /AFPBBNews=뉴스1

미국 정부가 올해 1조 달러 규모의 차입에 나서 미국 은행시스템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부채한도가 차면서 그동안 발행 못했던 국채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자금이 대량으로 이동해 증시, 은행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7일(현지시간) 현금 잔고를 오는 9월까지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발행 계획을 적절히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단기국채를 발행해 이달에만 현금잔고를 4000억달러(522조원) 늘리겠단 방침이다. 재무부는 8일부터 6주 동안 국채 경매를 시작한다.
수익률 상승→예금이자 상승 압박… 은행 스트레스 가중
JP모건은 미국이 2023년말까지 재무부가 1조1000억 달러의 단기 국채를 차입해야 하며 향후 4개월 간 8500억 달러의 국채를 순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의 팬데믹 같은 위기상황을 제외하면 역사상 가장 큰 폭의 발행 물량 증가치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재무부에서 IMF·세계은행(WB) 춘계 총회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은행 시스템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밝히고 있다. /AFPBBNews=뉴스1

트레이더와 분석가들은 부채한도 증액 논란이 끝나고 재무부가 실제 차입에 나섬에 따라 추후 발행할 신규 국채 물량이 부담이 시장에 부담을 안길 것을 우려한다. 다량의 국채 발행이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져 은행예금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TD증권 전략가인 제나디 골드버그는 "홍수가 다가오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이 홍수로 인해 수익률은 더 높아지고 국채금리는 더 낮아질 것이다. 이는 은행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GIM 채권 공동 최고투자책임자 그레고리 피터스도 "공급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수익률이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는 금리상승과 지방은행 위기 문제로 투자자들이 머니마켓펀드(MMF)로 이동한 가운데 은행예금의 감소 추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투자회사협회(Investment Company Institute)에 따르면 MMF 잔고는 연초 4조8000억 달러에서 지난달 5조4000억 달러로 증가했다.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예금 이탈이 가속화하면 은행들은 예금금리 상승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소규모 은행에는 큰 부담이다. 가뜩이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악화된 은행의 스트레스가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국채시장 '홍수' 우려 과하다" 의견도
국채 발행이 기록적으로 늘어도 연준이 국채를 사주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연준은 이미 채권 보유를 줄이고 있다. 전과 다른 공급 충격이 예상되는 이유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로크는 "우리는 상당한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여전히 양적 긴축을 하고 있다. 국채 발행이 홍수를 이루면 앞으로 몇 달 간 국채 시장에 난기류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부채 한도 상향 관련 재무 책임법안의 하원 통과 후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23.6.1 /AFPBBNews=뉴스1

재무부의 신규 발행 물량이 소화될 만큼 발행금리가 높아지면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결국 기업과 가계의 현금 조달비용도 자연히 상승한다. 6월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실제 금융 상황은 타이트해지는 것이다.

국채 공급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장됐다는 의견도 있다. 증시의 경우 국채 발행 물량 자체보다 오는 13~14일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의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크레딧사이트 애널리스트팀에 따르면 국채 공급이 급증했던 2016년, 2018년 S&P500지수는 6개월 동안 5% 상승했다. 이 회사 전략책임자 위니 시사르는 "대량의 국채 발행 자체가 시장 전반의 광범위한 리스크가 될 순 없다"며 "공급 증가만으로는 기업 신용에 대한 건설적 시각을 바꾸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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