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초여름 - 김은지
한겨레 2023. 6. 9. 05:07
[시인의 마을]
줄 노트에
편지를 썼다
세 장이나 썼다
세수를 하다가
편지 안 줘야지, 생각했다
그리고 놀랐다
편지라는 건
안 줄 수가 있구나
이렇게 실컷
말 걸어놓고도
편지를 안 줄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며
냉장고에서
썰어놓은 수박을 꺼내 먹었다
- 김은지의 시집 <여름 외투>(문학동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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