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책·음악·영화·고양이…작은 취향의 집합소

한겨레 2023. 6. 9.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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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작은 시인 구리시에 위치한 '구월서가'는 2022년 5월 첫 문을 열고 막 한 해를 넘긴 병아리 서점이다.

여행을 하면서도 책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머무는 도시마다 서점을 찾아갔던 내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구월서가는 나인빌리지북스의 결과 사진과 고양이, 다양한 장르의 책을 좋아하는 책방지기의 취향이 합해져, 작은 서점과 독립서점이 공존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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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책방은요]우리 책방은요 │ 구월서가

구월서가 외부 모습.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작은 시인 구리시에 위치한 ‘구월서가’는 2022년 5월 첫 문을 열고 막 한 해를 넘긴 병아리 서점이다. 유럽 여행을 다녀왔던 2020년, ‘나인빌리지북스’라는 독립서점이 동네에 생긴 걸 알게 되었다. 독립서점, 독립서적이 무언지도 모르던 그때 출판사와 편집자 없이 작가와의 가까운 거리가 장점인 독립서적들이 가득한 곳이 있다는 것, 그리고 가까운 거리에 책방이 생겼다는 기쁨에 단골이 되었다. 여행을 하면서도 책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머무는 도시마다 서점을 찾아갔던 내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단골이 되어 여러 모임에도 참여하며 가끔 책방을 봐드리기도 하던 중, 책방과 직장을 병행하시던 사장님이 책방을 지속하기 힘들어졌다며 이곳을 인수해줄 사람을 주변에 물어봐 달라 이야기했다. 채 보름도 되지 않아 나는 구월서가라는 책방의 책방지기가 되었다. 전 책방의 이름을 이어서 할까 하다가, 문득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고양이 구월이를 떠올렸다. 따뜻하고 포근하며 느슨하고 보드라운 고양이 구월이의 이름에 ‘서가’를 붙이니 느낌이 참 좋았다.

구월서가는 나인빌리지북스의 결과 사진과 고양이, 다양한 장르의 책을 좋아하는 책방지기의 취향이 합해져, 작은 서점과 독립서점이 공존하는 곳이다. 책의 종류와 만들어진 과정에 상관없이 지극히 개인적인 책방지기의 취향에 따라 책들이 입고되고 있다. 리틀프레스페어, 서울국제도서전, 언리미티드 에디션, 퍼블리셔스 테이블과 같이 매년 열리는 북 페어를 돌아보며 발품을 팔아 숨겨진 보물을 찾듯 독립서적과 작가님을 찾는다. 구월서가에 놓인 책들은 그렇게 한 권 한 권 귀한 인연으로 만난 책들이다. 책방지기에게 보물 같은 책들이 손님들 손에 들리게 되면 마치 자식 자랑하듯 구월이 자랑하듯 그렇게 뿌듯하고 행복할 수가 없다. 신이 나서 만났던 작가님, 책이 만들어진 경위와 이유에 대해 정보를 전달한다.

구월서가에 이름을 제공한 고양이 구월이.
구월서가 서가 모습.
구월서가 내부 모습.
구월서가 책모임 모습.
구월서가 내부 모습.
구월서가 내부 모습.

‘작은 취향의 집합소’라는 책방 타이틀답게 책과 영화 모임이 매달 4개씩, 보드게임 모임과 여행 이야기 모임, 필름 카메라 모임도 열린다. 매달 구월서가 대표 작가님이신 ‘다섯지혜’ 작가님이 글쓰기 모임을 운영해주신다. 책에 이끌려 외진 책방을 찾아주신 손님들은 이윽고 단골이 되어 든든히 책방을 지켜주고 계신다. 서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레 테이블에 앉아 여행에 대해서, 책과 작가에 대해서, 사진과 사진가에 대해 몇 시간을 대화 나눈 적이 많다.

‘단골’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일상에서도, 여행 중에도 어느 장소가 마음에 들면 늘 단골이 되었다. 단골 카페에 가서 늘 같은 메뉴를 먹는다. 나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과 대화가 신뢰로 누적된 관계.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굳이 따지면 가까운 편인 거리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걱정하는 손님과 주인보다는 조금 가까운 사이. 이제는 반대로 손님이 아닌 주인 입장이 되어서 단골들을 기다린다. 그 사이에는 서로의 대화를 풍성케 해주는 책과 음악과 영화와 고양이가 있다. 언제나 늘 그 자리, 그 시간에 만날 수 있는 책방, 책방지기가 되어 기다리고 있다.

글·사진 김혁규 구월서가 책방지기

구월서가
경기도 구리시 아차산로432번길 4(교문동) 1층
instagram.com/goowolse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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