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문화재 안내문 [우리말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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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사찰 문화재 관람료를 관람객들에게 받지 않기로 했다.
문화재에는 안내문이 있기 마련인데 마음먹고 문화재를 관람하러 가서 어렵고 장황한 안내문을 보면 끝까지 읽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있다.
쉬운 문화재 안내문을 읽고 이해한다면 문화재를 관람하는 재미가 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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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사찰 문화재 관람료를 관람객들에게 받지 않기로 했다. 관람료 면제에 연휴도 있어서 요즘 문화재를 관람하는 분들이 많았을 것 같다. 문화재에는 안내문이 있기 마련인데 마음먹고 문화재를 관람하러 가서 어렵고 장황한 안내문을 보면 끝까지 읽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안내문에 "북한산을 배산(拜山)으로 하여 산세를 따라 건물을 배치하였고, 계곡에서 흐르는 명당수를 유입하여 정원수(庭園水)와 방화수(防火水)로 이용하고 있다"와 같은 문장이 있다면 어떤가. 불필요한 한자어나 정원수와 같이 사전에도 없는 말도 있어 쉽게 읽히지가 않는다. 불필요한 표현은 줄이고, 어려운 한자어 대신 고유어를 사용하여 풀어 쓰면 "북한산의 산세를 따라 건물을 짓고,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끌어 들여 정원에서 사용하거나 불을 끌 때 이용하고 있다"와 같이 훨씬 이해하기 쉬운 문장이 된다.
이 밖에도 '고졸하다', '모간하다', '후육하다'처럼 어려운 한자어나 사전에 없는 표현을 문화재 안내문에 쓰기도 하였는데 '소박하다', '본떠 새기다', '두껍다'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워질 것이다.
문화재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안내하는 문구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국립국어원에서는 직접 문화재 안내문을 감수하기도 하고, 문화재청과 문화재 안내문 작성법을 담은 안내서를 발간하여 문화재 안내문을 쉽고 바르게 쓰도록 지원하고 있다.
쉬운 문화재 안내문을 읽고 이해한다면 문화재를 관람하는 재미가 배가 되지 않을까.
이윤미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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