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이스라엘의 공통점… 국민의 노력만으로 일어선 나라”
“천연자원도 없는 척박한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한국은 피해 의식에 젖지 않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경제적 궁핍을 벗어나 지금의 번영을 이뤘습니다. 두 나라만큼 역사적·지정학적으로 비슷한 경우가 또 있을까요?”
2박 3일 일정의 한국 방문을 위해 6일 서울에 도착한 엘리 코헨(51)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본지 서면 인터뷰에서 올해 수교 61주년을 맞은 양국의 유사성과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스라엘 외무장관의 방한은 2012년 3월 이후 11년 만이다. 회계사·기업가 출신인 그는 경제산업·정보부 장관을 거쳐 작년 12월 이스라엘 외교 사령탑이 됐다. 코헨 장관은 방한 기간 중 박진 외교부 장관과 조태용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잇따라 만나 양국 안보 현안을 중점 논의했다.
코헨 장관은 “한국은 끔찍한 전쟁과 한반도 분단을 딛고, 번영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세계 경제의 모범이 되는 나라”라며 “미사일과 핵 위협 등 비슷한 국방·안보 문제에 직면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두 나라는 거친 이웃(북한·이란 등)과 함께 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우리는 회유나 친근한 말로는 괴롭힘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그는 “이런 지정학적 상황 때문에 양국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은 힘을 통한 억지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코헨 장관은 지난해 수교 60주년을 맞은 한국 이스라엘 양자 관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삼각 협력 체제를 구축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우선 두 나라의 안보 분야 공통점으로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 관계’를 들면서 한국·이스라엘·미국의 3국 동맹 체제 구축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국·이스라엘 양국 관계의 발전이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방·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3국 협력 체제를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는 “(중동)지역 안정과 경제 성장을 위해 더 많은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UAE) 3국 협력 체제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스라엘이 세계적인 창업 국가로 성공한 요인에 대해 코헨 장관은 “질문하기를 좋아하고, 권위에 기꺼이 도전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기질과 징병제 국가에서 젊은이들이 조국에 헌신하며 갖게 되는 책임이 기업가 정신의 토양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일류 수준의 한국 기술과 마케팅이 이스라엘의 혁신과 더욱 긴밀하게 통합된다면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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