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AI빅뱅』

2023. 6. 8.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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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에서 11 대 1로 맞선 반란군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
인공지능 시대, 문과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AI빅뱅』

미국 연준에서 11 대 1로 맞선 반란군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
『코크랜드』 등의 저서를 쓴 경제 저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레너드의 이 책은 1913년 설립 이후 110년간 세계를 쥐고 흔든 연준의 내부를 파헤친 탐사 논픽션이다. 저자는 10여 년마다 반복되는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이후의 혼란들조차 모두 연준의 양적완화(QE) 때문임을 고발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특별하고 비밀스럽다.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달러 통화량 조정 권한은 전적으로 연준이 갖고 있으며, FOMC는 비공개로 논의한다. 돈에 대한 의사결정 주위로 거대한 장벽이 세워졌다. 미국 연준이 세계 어느 나라 중앙은행과도 다른 점은 반은 민간 은행이고 반은 정부 기관이라는 점이다. 연준은 하나의 은행이 아니라 지역 연은(연방준비은행)의 네트워크이며 전체적으로는 워싱턴의 지위를 받는다.
크리스토퍼 레너드 지음 / 김승진 옮김 / 세종서적 펴냄
이 책의 주인공이 앨런 그린스펀(美 경제학자, 연방준비제도 전 의장)이나 밴 버냉키(앨런 이후의 연준 전 의장)가 아닌 토머스 호니그인 이유는 무엇일까. 캔자스시티 연준 행장이었던 호니그는 2010년 11월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2명의 연준 위원 중 유일하게 사상 처음으로 제로 금리 이하의 시대를 실험하는 QE(양적완화)에 반대표를 던졌다.
금융위기의 급한 불을 껐지만 당시 실업률이 9.6%에 달해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연준은 QE라는 극약처방을 고안했다. 호니그는 끔찍하게 규칙을 준수하는 사람이었다. 작은 도시에서 태어나 10살이 되기 전부터 가족의 배관 사업을 도왔고 베트남전에서 포병으로 복무했다. 첫 직장은 캔자스시티 연은 감독국 경제분석가. 그런 그가 유일한 반란자가 된 것이다.
2008년과 2010년의 양적완화는 전혀 다른 방법이었다. 2010년 연준은 이례적으로 10년 만기 미국채 같은 장기채를 6000억 달러나 사들였다. 이로 인해 시장의 장기채가 마르면 찍어낸 돈은 위험자산으로 향하고 은행들은 대출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 QE는 은신처를 줄인 다음 도박판의 판을 키우는 결정이었다.
호니그는 위기가 지나가고 난 시점에 연준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호니그는 경제시스템에서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는 FOMC가 월가를 승자로 점지하고 양극화를 부추길 것을 우려했다. 게다가 거대한 화폐의 파도는 월가의 탐욕을 부추겨 2008년 같은 금융 버블을 다시 일으킬 수 있었다. 호니그는 QE를 ‘악마와의 거래’라 비난하며 몇 달간 FOMC 내부회의에서 반대론을 폈다. 11 대 1의 소수의견을 낸 직후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인터뷰를 했다. “내가 던지는 반대표가 연준 내에서도 이런 돈 풀기 정책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대중에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돌아보면 호니그의 우려는 모두 적중했다. 어떤 정책도 부자와 빈자의 격차를 양적완화보다 더 크게 벌리진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시기를 가히 미국 경제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정의한다. 밴 버냉키는 회고록에서 호니그를 충성심이 없고 고집 센 사람으로, 언론은 ‘울트라 매파’ ‘괴짜’로 묘사했지만 그가 실제로 우려한 건 인플레이션이 아니었다. QE가 ‘배분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선견지명이 있는 경고였다.
저자는 QE로 땜질처방을 한 2008년의 금융위기는 결코 끝난 적이 없었다고 단언한다. 또 다른 연준이 제2의 호이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 ‘긴 붕괴’는 언제든 경제를 침식시킬 수 있음을 이 책은 경고한다.
인공지능 시대, 문과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AI빅뱅』
김재인 지음 / 동아시아 펴냄
인공지능(AI) 빅뱅의 시대, 인문학과 교육은 이 위기를 어떻게 건널 수 있을까. 철학자 김재인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가 이 질문에 답한다. 저자는 멀티모달(multi modal, 다기능의)을 포함한 생성 인공지능의 초거대 언어모델이 결국 인간 언어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언어가 세계를 그대로 반영할 수 없는 존재론의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언어로 지어진 인공지능의 세계 존재는 오류와 잘못된 정보로 지어진 ‘언어의 집’에 불과하다. 저자는 철학자의 눈으로 ‘언어’와 ‘창조’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AI 언어 모델의 작동 방식을 들뢰즈, 과타리, 촘스키, 비트겐슈타인과 같은 언어철학자의 시각에서 분석한다.
결론적으로 생성 인공지능은 그것을 활용하는 인간의 전문성에 따라 매우 다른 결과를 산출한다. 저자는 AI와의 협업을 위한 기초역량 강화 방안으로 새로운 인문학 구축과 교육과정 개편을 제시한다. 문사철로 통용되는 인문학을 언어, 문학, 역사, 철학, 수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예술, 디지털을 흡수하는 ‘확장된 인문학으로 재편’하고, 진도 빼기식 교육을 고수하는 ‘문과 폐지로서의 교육과정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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