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윤완준]이재명, 사법 아니라 정치리스크
윤완준 정치부장 2023. 6. 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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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 저러는 건 그런가 보다 하는데 내부 총질은 아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주변에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검찰의 수사를 대선에서 패배한 자신을 정치적으로 죽이려는 것으로 보고 이 대응에 진력하고 있다.
'이래경 사태'는 이 대표의 정치 리스크를 가장 적나라게 보여줬다.
우선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당 혁신위원장에 임명한 인사는 이 대표의 정치적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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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일각 “지시하면 따르던 지사 시절 못 벗어나”
비판 포용 않고 위기에 책임지는 모습 안 보여
비판 포용 않고 위기에 책임지는 모습 안 보여
“적이 저러는 건 그런가 보다 하는데 내부 총질은 아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주변에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당내 비판을 ‘내부 총질’로 규정하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의 수사를 대선에서 패배한 자신을 정치적으로 죽이려는 것으로 보고 이 대응에 진력하고 있다.
제1야당 대표로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그의 상황으로 민주당이 직면한 위기를 비명계는 사법 리스크라 부른다. 내년 총선까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민주당이 직면한 ‘이재명 리스크’는 사법 리스크가 아니다. 정치 리스크다. 이 대표에게서 정치가 보이지 않는 데서 오는 리스크다.
그는 “편을 만들지 않는다”고 얘기하지만 비명계나 중립 성향 의원들은 이 대표가 당내 비판 세력을 포용하지 못하고 ‘자기편’인 강성 팬덤에 기대고 있다고 본다. ‘내부 총질’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가 그를 경직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일부는 그가 정당 대표가 아니라 여전히 경기도지사처럼 행동한다고 본다. 지시하면 따르는 직원들과 일하던 단체장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자신을 비판하고 싫어하는 사람과도 웃으며 일하는 직업이다. 그들과 소통하고 설득하는 것이 정치인이다. 이를 통해 세력을 키워간다. 하지만 “편을 만들지 않는다”는 그의 말은 거꾸로 보면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설득할 생각이 별로 없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러다 보니 “당의 통합보다 자신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에 의지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래경 사태’는 이 대표의 정치 리스크를 가장 적나라게 보여줬다.
우선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당 혁신위원장에 임명한 인사는 이 대표의 정치적 실패다. 현충일 전날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 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이라는 주장을 펼친 음모론자를 다른 자리도 아닌 혁신위원장에 앉혔다. 그는 2019년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를 추진한 인사다. ‘이재명 편’이라는 얘기다. 혁신기구는 지도부 비판이 불가피하다.
두 번째는 정치적 조정 과정 실종이다. 이 대표는 임명 전날 저녁에야 지도부에게 임명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광온 원내대표가 “이래경이 누구냐”고 했을 정도다. 친명계를 제외한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모두 이런 방식에 불만을 제기한다.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가 당은 수직적이지도 않고 의원들 모두 생각이 다 다르다는 걸 외면한다”고 비판한다.
세 번째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임명한 인사가 9시간 만에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음에도 다음 날 이에 대한 얘기 없이 SNS에 다른 얘기들을 올렸다. 야당 대표가 정부 여당 비판하는 걸 탓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당이 닥친 그 혼돈에 침묵하는 유체이탈 화법 같은 묘한 장면이었다. 그는 8일까지도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 대표가 할 일”이라는 애매한 말 외에 사태를 수습할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정치 실종의 ‘이재명 리스크’가 민주당을 더 큰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주변에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당내 비판을 ‘내부 총질’로 규정하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의 수사를 대선에서 패배한 자신을 정치적으로 죽이려는 것으로 보고 이 대응에 진력하고 있다.
제1야당 대표로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그의 상황으로 민주당이 직면한 위기를 비명계는 사법 리스크라 부른다. 내년 총선까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민주당이 직면한 ‘이재명 리스크’는 사법 리스크가 아니다. 정치 리스크다. 이 대표에게서 정치가 보이지 않는 데서 오는 리스크다.
그는 “편을 만들지 않는다”고 얘기하지만 비명계나 중립 성향 의원들은 이 대표가 당내 비판 세력을 포용하지 못하고 ‘자기편’인 강성 팬덤에 기대고 있다고 본다. ‘내부 총질’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가 그를 경직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일부는 그가 정당 대표가 아니라 여전히 경기도지사처럼 행동한다고 본다. 지시하면 따르는 직원들과 일하던 단체장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자신을 비판하고 싫어하는 사람과도 웃으며 일하는 직업이다. 그들과 소통하고 설득하는 것이 정치인이다. 이를 통해 세력을 키워간다. 하지만 “편을 만들지 않는다”는 그의 말은 거꾸로 보면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설득할 생각이 별로 없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러다 보니 “당의 통합보다 자신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에 의지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래경 사태’는 이 대표의 정치 리스크를 가장 적나라게 보여줬다.
우선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당 혁신위원장에 임명한 인사는 이 대표의 정치적 실패다. 현충일 전날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 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이라는 주장을 펼친 음모론자를 다른 자리도 아닌 혁신위원장에 앉혔다. 그는 2019년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를 추진한 인사다. ‘이재명 편’이라는 얘기다. 혁신기구는 지도부 비판이 불가피하다.
두 번째는 정치적 조정 과정 실종이다. 이 대표는 임명 전날 저녁에야 지도부에게 임명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광온 원내대표가 “이래경이 누구냐”고 했을 정도다. 친명계를 제외한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모두 이런 방식에 불만을 제기한다.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가 당은 수직적이지도 않고 의원들 모두 생각이 다 다르다는 걸 외면한다”고 비판한다.
세 번째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임명한 인사가 9시간 만에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음에도 다음 날 이에 대한 얘기 없이 SNS에 다른 얘기들을 올렸다. 야당 대표가 정부 여당 비판하는 걸 탓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당이 닥친 그 혼돈에 침묵하는 유체이탈 화법 같은 묘한 장면이었다. 그는 8일까지도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 대표가 할 일”이라는 애매한 말 외에 사태를 수습할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정치 실종의 ‘이재명 리스크’가 민주당을 더 큰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윤완준 정치부장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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