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정략에 빛 바랜 미 인권외교
[앵커]
미국이 언론인 암살 사건 이후 냉랭했던 사우디 아라비아와 외교 관계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는 데, 때마침 양국의 대형 골프 투어 운영자 간 합병 소식까지 나오면서 바이든 정부의 '인권 외교'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보도에 김기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취임 후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았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언론인 암살 등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카슈끄지 문제를 회담에서 제일 먼저 제기했습니다."]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는 미국 신문에 여러 차례 빈살만 왕세자를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했으며 2018년 10월 암살됐습니다.
반면, 열한 달 만에 사우디를 방문한 미 국무장관 행보는 문제 제기보다 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중국 견제가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실제, 중국이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한 것을 비롯해 중동과의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 "미국은 중동의 가장 밝고 강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여러분 모두와 협력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미국 프로골프 PGA투어와 사우디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LIV(리브) 골프 합병 발표도 나왔습니다.
LIV 골프는 지난해 출범 당시부터 인권 유린 등 부정적 평판을 덮으려 한다는, 이른바 '스포츠 워싱'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크리스 머피/미 상원의원/민주당 : "솔직히 사우디가 골프를 좋아해서 PGA를 구매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골치 아픈 정치 탄압 의혹을 덮기 위해 PGA를 사들이는 것입니다."]
합병이 발표되자 9.11 테러 조사를 거부했던 사우디 책임론이 다시 제기되는 등 반발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리처드 블루멘탈/미 상원의원/민주당 : "PGA 관계자들은 9.11 희생자 가족들에게 사과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우디를 상대로 한 정의 추구 노력을 지원해야 합니다."]
백악관은 그동안 사우디 인권 상황에 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했다며, 민간 기업 활동에 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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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기자 (kim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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