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사우디 오일머니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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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6000억달러(약 780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보유해 글로벌 산업계를 쥐락펴락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끌고 있다.
사우디는 축구, 골프, 복싱, 자동차 경주 포뮬러원(F1) 등 전 세계에서 인기가 많은 종목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어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나아가 PIF는 사우디 프로축구를 세계 10대 리그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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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2021년 3억파운드(약 4856억원)를 들여 영국의 프로축구 명문 구단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지분 80%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나아가 PIF는 사우디 프로축구를 세계 10대 리그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12월 천문학적인 연봉(2877억원)을 주고 ‘월드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데려온 데 이어 어제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 공격수 카림 벤제마도 비슷한 금액으로 영입했다. 손흥민(토트넘), 은골로 캉테(첼시) 등 스타들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제 PIF가 후원하는 글로벌골프 리브(LIV)가 출범 1년 만에 그간 대립하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전격 합병을 선언해 충격을 주고 있다. PIF는 새로 세워질 법인의 독점적 투자자가 된다. LIV가 자금력을 앞세워 100년 역사를 지닌 ‘미국의 자존심’ PGA를 사실상 제압한 것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 등 PGA 간판급 선수들이 큰 충격을 받을 만큼 파장이 크다. 골프 해설가 브랜던 챔블리는 “골프 역사상 가장 슬픈 날”이라며 “PGA투어는 골프의 미래를 팔았다”고 비난했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가 스포츠를 통해 독재, 부정부패, 인권 탄압 이미지를 세탁하는 이른바 ‘스포츠 워싱’을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사우디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선수들도 상상을 초월하는 ‘돈 공세’가 싫지 않은 눈치다. 사우디가 전 세계 스포츠 시장에 어느 정도까지 영향력을 키울지 그 끝을 알기 어렵다. 오일머니 파워를 실감케 한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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