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댓글 얼마나 험했길래…악플러 꼬리표 달고 24시간뒤 삭제

다음, 뉴스 댓글 대신 실시간채팅
24시간 제한하고 기록도 안 남아
네이버는 ‘악플러 꼬리표’ 달아
“건전한 댓글 문화 정착 유도할 것”

[사진 = 이미지투데이]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산하 사내 독립 기업)이 뉴스 댓글 서비스를 일제히 개편했다. 악성 댓글을 의미하는 속칭 ‘악플’의 사회적인 폐해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뉴스 댓글의 역기능과 부작용을 최대한 막아 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네이버와 카카오가 정치권 등에서 제기됐던 포털 뉴스 댓글 서비스의 여론 조작 논란을 어느 정도 의식한 측면도 일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8일 카카오의 다음 CIC는 기존 다음(Daum)뉴스 댓글창을 없애고 이날부터 새로운 댓글 서비스인 ‘타임톡’ 베타 버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타임톡은 기사 내용에 대해 이용자끼리 대화를 주고받듯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실시간 채팅형 댓글 서비스다. 기존 댓글창이 추천순·찬반순 정렬로 일부 댓글을 먼저 보여주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해당 기사에 대한 실시간 반응을 보고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타임톡 서비스가 각 기사마다 24시간 한정으로만 유지된다는 점이다. 서비스 적용 시간이 하루가 지나면 채팅창 자체가 사라져 해당 기사에 대한 댓글을 작성하거나 다른 사람의 댓글은 확인할 수 없다. 다음 측은 “기사 발행 후 이용자들이 해당 콘텐츠를 활발히 읽는 시간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다음을 별도의 사내독립기업으로 분리하면서 뉴스 댓글 서비스를 실시간 소통 방식으로 개편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일부 이용자의 댓글이 과대 대표되거나 사생화 침해 및 인격 모독, 혐오 표현 등 부적절한 내용의 댓글이 사라지지 않는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다음은 타임톡 적용 전에 작성한 댓글의 경우 현재 서비스 화면에서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원하면 본인이 작성한 댓글에 대해 별도의 저장(백업)을 지원한다고 전했다. 오는 9월 5일까지 백업 신청 페이지를 통해 요청하면 메일로 전달받을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선 다음의 이 같은 방향성이 포털 뉴스의 편향성을 개선하는 차원인 것과 동시에 ‘실시간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최근 카카오가 자사 주요 서비스에 비지인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는 움직임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댓글을 사실상 제한하는 조치라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혐오 댓글을 비롯해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등 여론 조작 가능성이 있는 댓글을 없애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의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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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다음은 욕설이나 불쾌감을 주는 메시지를 AI 기술로 분석해 자동으로 가려주는 ‘세이프봇’ 기능도 강화했다고 전했다. 타임톡 첫 화면에 세이프봇이 작동 중임을 알려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건전한 댓글 문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에는 세이프봇 기능이 이용자 선택 사항이었다.

한편 네이버도 이날부터 건전한 댓글 문화 정착의 일환으로 뉴스 댓글 이용이 제한된 사용자의 아이디 일부와 닉네임, 이용 제한 상태를 노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본인만 알 수 있었던 이용 정지 상태를 다른 사람도 인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악플러’를 노출하는 구조로 바꾼 것이다. 댓글 작성자의 신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해당 이용자가 악플을 상습적으로 달고 있는지 혹은 의도적으로 여론을 왜곡하는지 등을 다른 이용자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또 조만간 댓글 이용 제한을 해제하려면 퀴즈를 풀어야 하는 등 별도의 절차도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댓글 이용 제한 조치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해제됐지만, 앞으로는 ‘네이버에서 직접적인 욕설을 사용한 게시물만 신고할 수 있는가?’ 등 O, X 형태의 댓글 소양 퀴즈를 풀어야만 댓글을 다시 달 수 있는 권한을 받게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