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에 사라진 뉴욕 마천루”…캐나다 산불 여파에 미 공기질 최악

[앵커]

캐나다에서 발생한 수백 건의 산불 때문에 이웃 나라 미국의 대기질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습니다.

특히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공기질이 안 좋은 도시가 되기도 했습니다.

뉴욕에서 한보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뉴욕의 마천루들이 뿌연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가 싶더니, 이내 짙은 주황빛 공기에 갇혀버립니다.

재난영화에서 볼 법한 광경이지만 뉴욕의 실제 상황입니다.

현지시각 7일 오후, 뉴욕시는 세계에서 공기질이 가장 안 좋은 도시가 됐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뉴욕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고층빌딩의 스카이라인이 이렇게 온통 회색빛에 휩싸였습니다.

허드슨강 너머 저쪽이 뉴저지주인데요.

여기에서 1.5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인데 역시 뿌연 연기로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매캐한 탄내까지 도시 전체에 깔리면서 시민들은 다시 마스크를 꺼냈습니다.

[뉴욕시민 : "몇 년 동안 우리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고 야외에서는 벗었는데, 지금은 그 반대네요."]

가시거리가 짧아져 라과디아 공항 등 뉴욕 일대 공항에선 항공편이 취소, 지연되는 혼란이 빚어졌고, 스포츠 경기와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도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가 국경을 넘어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등을 급습하면서, 미국 환경 당국은 1억 명 이상에게 해당하는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캐시 호컬/미국 뉴욕주지사 : "사람들은 심지어 실내에서도 숨을 쉬기가 힘듭니다.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환경건강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한 번으로 끝날 일은 아니라는 경고도 나옵니다.

[잭 캐러바노스/미국 뉴욕대 교수 : "캐나다 날씨가 매우 건조하고 계절이 바뀌는 때입니다. 바람이 뉴욕지역으로 불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많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현재 4백 곳 이상에서 산불이 진행 중이며, 이 가운데 230여 곳은 '통제 불능' 상태로 2만 명 이상이 대피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촬영:서대영/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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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경 기자 (bkha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