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약국 ‘시약소’, 도 등록문화재로
충북 메리놀병원 부속 건물
증평군에선 처음으로 지정
국가문화재 등록 추진 계획
60여년 전 주민들의 건강을 보살폈던 ‘시약소’가 충북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증평군은 증평읍 장동리 천주교 메리놀병원 시약소가 충북도 등록문화재 3호로 지정됐다고 8일 밝혔다.
메리놀병원은 1957년 문을 열었으며 의료여건이 열악했던 이 지역 주민들을 보살폈다. 내과·산부인과·소아과 등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는데 피부병과 뱀독 치료로도 유명했다. 의료시설이 부족했던 청주와 진천, 괴산 등에서도 이곳을 찾았다. 방문하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 순회 진료도 했다. 방문 인원은 한 해 6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시약소는 메리놀병원 개원 때부터 맞은편에 자리 잡았던 부속건물이었다. 59.76㎡ 규모로 병원을 찾은 환자 대기 장소, 예방접종, 약 제조 등에 활용됐다.
메리놀병원은 1976년 증평수녀의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국민건강 책임이 정부 권한으로 옮겨 가면서 1987년 폐업이 결정됐고 3년간 더 운영되다 1990년 8월31일 문을 닫았다.
폐업 후 병원 건물은 성당으로 이용돼 왔다. 이후 2014년 천주교 청주교구 증평성당이 조성되면서 병원 건물은 철거됐고 해당 부지는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시약소 건물은 그대로 남았다.
증평군은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현대 문화유산 발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첫 사례가 메리놀병원 시약소다. 증평 지역에서 충북도 등록문화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평군은 메리놀병원 자료를 수집해 전시실을 조성하는 등 지역 대표 근현대 문화유산 시설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메리놀병원 시약소에 대한 종합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해 내년쯤 국가등록문화재 지정에도 나설 방침이다.
증평군 관계자는 “한국전쟁 이후 개원한 메리놀병원과 시약소는 외국 선교회가 병 치료와 직업교육 등을 실시한 곳”이라며 “국민건강보험 확대 이후 의료원 등이 들어서면서 문을 닫았지만 국내 병원 발달과 발전사를 보여줄 수 있는 건물”이라고 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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