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29분 출발해 159km 걷는다”…이태원 유족의 거리행진
[앵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오늘(8일)부터 거리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서울시청 분향소부터 국회까지, 이달 내내 걷기로 했습니다.
첫날 행진을 원동희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오전 10시 29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날, 그 숫자에 맞춰 행진이 시작됩니다.
비장한 각오로 걸음을 내딛지만, 눈길이 닿는 곳마다 아이와 함께한 추억이 떠오릅니다.
[강선이/이상은 엄마 : "인왕산하고 북한산이 보였잖아요. (가족) 셋이서 처음으로 창의문에서부터 산성길을 돌았는데…"]
한 걸음, 또 한 걸음…
이제 고생은 끝이라며, 출발선에 서려던 아이를 떠올립니다.
[강선이/이상은 엄마 : "(취업) 합격 통지서 받기 전에 핼러윈 갔던 거였거든요. 참사 당하고 나서 장례식 마치고 온 날 (합격) 문자가…"]
[김상민/김연희 아빠 : "'아빠 나 그동안에 열심히 잘 컸어 앞으로 아빠랑 재밌게 살자'."]
참사 후 벌써 7개월.
이젠 일상을 잃고 '투사'가 돼버렸지만, 그래도 견디기 힘든 게 있습니다.
달라진 주변의 시선입니다.
[김화숙/김현수 엄마 : "유가족이라는 것 때문에 불편해 하는 그런 거를 느껴서 제가 그냥 여기 우리 유가족들하고만 (지내고.)"]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국회까지는 8.8km.
3시간 꼬박, 걸어야 합니다.
[김채선/김지현 엄마 : "발바닥이 아프긴 한데 이 정도는 감내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청에서 출발한 지 약 2시간 만에 여의도에 진입했습니다.
지금은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는 길인데요.
이태원 유가족은 이 길을 17번 더 행진할 계획입니다.
여야 당사를 거쳐, 목적지인 국회에 다다르고, 특별법 통과를 다시 부르짖습니다.
["진상규명 특별법 즉각 제정하라!"]
유족이 앞으로 행진할 거리는 참사 희생자 숫자, 159km입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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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희 기자 (eastsh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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