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사법 개정 후…사망사고 10명 중 9명 가장 낮은 등급
배진교 의원실과 자료 분석
순직 376건 중 1형은 10명뿐
자해사 등 대부분 3형 편중
군인사법이 개정된 이후 순직을 인정받은 군(육군) 사망사고 10건 중 9건 이상은 가장 낮은 등급인 ‘순직 3형’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 순직을 인정받은 경우 전부가 3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 사망사고별 순직 유형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8일 경향신문은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2010~2022년 육군 사망사고 현황 및 순직 심사결과를 입수해 분석했다. 공군과 해군은 질병·재해 사망을 제외한 채 공개해 분석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분석 결과 순직 유형이 처음 생긴 2015년 9월23일(군인사법 개정) 이후 순직의 문턱이 다소 낮아졌다. 2010년 1월1일부터 2015년 9월22일까지 ‘전체 사망 중 순직’ 인정 비율은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 기준 41.2%(사망 747건, 순직 308건)였으나 2015년 9월23일부터 2022년 12월31일까지 58.2%(사망 645건, 순직 376건)로 늘었다. 순직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1~3형 중 가장 낮은 등급인 3형에 편중됐다. 2015년 9월23일 이후 순직이 인정된 376건 중 순직 3형이 350건(93%)에 달했다. 순직 2형은 16건, 순직 1형은 10건에 불과했다. 국방부 재심사(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통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총 100여건의 비순직 사망이 순직으로 변경됐으나 이 역시 대부분 3형이었다.
순직 3형을 받은 350건 중 사망 원인은 자해사와 질병사가 128건, 127건으로 많았다. 이어 급성사(심장마비 등) 71건, 사고사 32건 순이었다. 순직 2형 16건 가운데 사고사는 11건, 질병사 3건, 급성사 2건이었다. 순직 1형은 10건 모두 사고사였다.
사망원인별 순직 유형은 자해사 303건 중 일반사망 175건, 순직 3형 128건, 순직 1~2형 0건이었다. 질병사는 130건 중 일반사망 0건, 순직 3형 127건, 순직 2형 3건, 순직 1형 0건이었다. 사고사는 141건 중 일반사망 88건, 순직 3형 32건, 순직 2형 11건, 순직 1형 10건이었다. 급성사는 71건 중 일반사망 6건, 순직 3형 63건, 순직 2형 2건, 순직 1형 0건이었다.
육군·공군·해군을 통틀어 자해사 중 순직 2형 이상을 받은 사례는 없다가 최근 1건의 예외가 생겼다. 2021년 5월 공군 20비행단에서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목숨을 끊은 이예람 중사가 순직 2형이 된 것이다.
순직은 3개 등급으로 구분되는데, 위험을 무릅쓴 채 직무를 수행하다 사망하면 순직 1형,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 관련 있는’ 직무 중 사망하면 순직 2형, 국민의 생명·재산보호와 ‘직접 관련 없는’ 직무 중 사망하면 순직 3형을 받는다. 군은 순직자 세부분류기준표를 근거로 순직 유형을 판단한다.
강은·이홍근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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