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이정후에 앞뒤 타순 폭발…키움이 원하던 야구가 시작됐다

이정후 3타점, 김혜성·러셀은 8안타 합작…타선 폭발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드디어 제 궤도에 오른 이정후에, 이정후의 앞뒤에 배치된 김혜성, 에디슨 러셀의 활약까지. 키움 히어로즈가 비로소 자신들이 원하던 야구를 하기 시작했다.

키움은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전에서 13-0으로 승리했다.

이날 키움은 시즌 최다인 20안타에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등 초반부터 앞서나가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주역은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1회말 무사 1,3루에서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린 데 이어 5-0으로 앞선 4회말에는 2사 1루에서 우익선상 3루타로 추가 타점을 올렸다. 장타 2개로 3타점을 쓸어담으며 최근의 물오른 감각을 이어갔다.

전날 이정후가 3안타 3볼넷의 '6출루' 경기를 펼쳤음에도 5-5로 비겨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던 키움은 전날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정후의 앞뒤에 배치된 2번 김혜성, 4번 에디슨 러셀이 맹타를 휘둘러 흐름을 이어가줬기 때문이다.

이날 김혜성은 5타수 4안타 3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후의 앞에서 꾸준히 루상에 나가 '밥상'을 차렸고 3차례나 홈을 밟아 제역할을 120% 해냈다.

전날 4번 타순에서 4타석 4삼진을 기록한 뒤 9회말 끝내기 찬스에서 대타로 교체되는 굴욕을 겪었던 러셀도 이날 반등했다. 그는 4타수 4안타 1타점의 맹위를 떨쳤다. 러셀이 KBO리그에서 한 경기 4안타를 때린 것은 이날 경기가 처음이다.

2-3-4번 타순이 제역할을 다하자 다른 타자들은 부담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날 키움은 선발 전원안타와 함께 모든 선발 타자들이 최소 한 개 이상의 타점 혹은 득점을 기록했다.

LG 선발 김윤식이 다소 난조를 보였던 것도 있었으나 올 시즌 키움은 유독 침체된 타선에 고전하던 팀이다. 부진하던 투수를 만나 '호투'를 만들어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이정후를 중심으로 그 앞뒤까지 살아나면서 전체적으로 타선이 활기를 띄었다. '언더독'으로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차지했던 지난해의 저력을 다시금 보는 듯한 응집력이었다.

키움은 이날 승리에도 23승1무33패(0.411)로 여전히 순위표 바닥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살아난 이정후와 더불어 타선이 살아나면서 리그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게 됐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