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中, 쿠바에 美 겨냥 '스파이 기지' 건설…수십억 달러 주기로"

박재하 기자 2023. 6. 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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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쿠바가 미국을 겨냥해 스파이 기지를 쿠바에 건설하기로 비밀리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분석가들은 중국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군사활동을 거론하며 쿠바 정찰 기지 건설을 정당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쿠바 정찰기지 건설 계획은 최근 미국이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선 시점과 맞물렸다고 WSJ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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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남동부 전역 도청…선박 통행도 감시해"
"中, 대만해협·남중국해 거론하며 정당화할 것"
25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 미국 대사관에서 성조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21.10.25/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중국과 쿠바가 미국을 겨냥해 스파이 기지를 쿠바에 건설하기로 비밀리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미 관리들을 인용해 중국이 쿠바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도청 시설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해당 시설을 통해 미 남동부 전역의 이메일과 전화 통화, 위성 자료 등 신호정보(SIGINT·시긴트)를 수집하고 미국 선박의 통행을 감시할 수 있다고 미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WSJ는 쿠바가 미국 본토에 근접해 있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며 만약 기지가 건설되면 미국에 전례 없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 보도(쿠바 기지)에 대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중국이 군사적 목적이 있는 전 세계 인프라에 투자하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중국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군사활동을 거론하며 쿠바 정찰 기지 건설을 정당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상공에서 정찰을 실시하고 있고 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주기적으로 통과하고 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연구원은 "쿠바 도청 시설 건설은 중국이 미국의 뒷마당에서도 똑같이 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동"이라며 "이는 중국의 광범위한 국방 전략의 새로운 단계를 의미하며 일종의 게임 체인저다"고 말했다.

4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 지상군이 대만해협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기현 기자

쿠바는 특히 냉전 시대에도 미국과 소련 간의 핵전쟁 위기인 쿠바 미사일 위기가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1962년 10월16일 시작해 열흘 넘게 이어진 미국과 소련 간 핵전쟁 위기를 말한다. 당시 소련은 쿠바와 동맹을 맺고 쿠바에 중거리 탄도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고 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 본토를 겨냥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에 미국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으며 케네디 대통령은 해상을 봉쇄해 핵미사일을 싣고 쿠바로 향하던 소련 함대를 막아섰다.

결국 한발 물러선 소련은 미사일 기지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핵미사일도 철수했다.

중국의 쿠바 정찰기지 건설 계획은 최근 미국이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선 시점과 맞물렸다고 WSJ는 평가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인들이 2019년 4월 23일(현지시간) 창설 7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지난 2월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중국 방문을 취소했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수 주 내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난달 비밀리에 중국에 보낸 바 있다.

다만 최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 간 회담을 열자는 미국 측 제안을 중국이 거절하고 남중국해에서 대만해협에서 중국 함정이 미국 구축함에 근접하는 등 여전히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분위기다.

한편 중국은 최근 쿠바 외에도 전 세계에 세력을 뻗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아프리카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캄보디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에서도 항구 건설에 착수했다.

또 지난 4월에는 중국이 미얀마 외딴섬에 스파이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인도가 경계를 강화하기도 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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