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물 마음편히 못 먹을수도”...국민 식탁 위협하는 이것은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3. 6. 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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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도 관리 선진화 세미나
집중호우때 방류되는 물로
바이러스 등 유해물 포함
강신조 워터앤에너지 어드바이져(Water & Energy Advisors LLC) 대표
급격한 기후변화와 팬데믹이 위생과 환경에도 큰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과거보다 훨씬 빈번한 집중호우로 하수와 빗물이 섞이면서 하수처리장이 받을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는 미처리 하수(초기우수)가 곧바로 강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수 내에 포함된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다양한 미생물들이 어패류에 축적되거나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한국물환경학회(회장 박준홍)는 지난 7일 ‘한국 하수도의 위생관리 선진화 방안 마련을 위한 학술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제언을 내놨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강신조 워터앤에너지 어드바이져(Water & Energy Advisors LLC) 대표는 “미국은 미처리 하수가 포함된 초기우수의 하천 방류를 법으로 금지하고 2004년부터 15년간 100조 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다”며 “이러한 초기우수 투자는 하수도의 본질적인 목적이 위생관리에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도 기후변화에 발맞춰 초기우수에 대한 마스터플랜 구축과 하수 내 미생물에 대한 자료를 축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7일 한국물환경학회가 ‘한국 하수도의 위생관리 선진화 방안 마련을 위한 학술 세미나’를 열고 있다.
하수 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모니터링해 지역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발생을 예측하는 국내 연구사례도 소개됐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성표 고려대 교수는 한국의 하수관리에서 보건위생 측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처리된 하수 내 바이러스들이 근해의 해산물에 축적돼 국민 식탁을 위협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기초자료와 역학 자료가 부족한 만큼 지속적인 조사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수처리시설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에는 천문학적 재정이 소요된다. 초기우수(빗물)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위생관리와 환경생태가 한 번에 무너진다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위생관리가 하수도의 기본 기능인 만큼 팬데믹을 겪은 우리에게 미래 발생 가능한 전염병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비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류연기 환경부 물환경정책관은 “대한민국 하수도는 해외의 어떤 국가보다도 빠르게 보급된 국제사회에서 보기 힘든 성공사례”라며 “하지만 기후변화 등으로 과거에는 몰랐던 문제점들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최근 도심침수와 미처리 하수의 월류가 하수도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했다.

김건하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은 “현재 국내에서 고려하는 도심 침수 방지 목적의 대심도빗물터널 시설도 치수만 고려하고 미처리 하수와 비점오염(도로, 사업장, 공사장 등에서 빗물과 함께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포함된 오수를 하천으로 직방류해 하천 수질과 수생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준홍 한국물환경학회 회장은 “현재 우리는 먹는 물 수질 중심으로 하수도와 하천 수질 관리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과 선진국처럼 수영이 가능하고 낚시가 가능한 수질로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이어 “획일적인 수질 기준이 아니라 동일 수계 혹은 유역 내 오염총량관리가 가능한 범위에서 지역별 차별화된 수질기준 다각화 법제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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