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아슬아슬’한데…결국 ‘으쓱으쓱’

안승호 기자 2023. 6. 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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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의 ‘기승전승리’ 비법
평균자책 2위·팀타율 6위에도 선두
1점차 승률 7할…‘진땀승’ 일상화
한유섬 부진·김광현 이탈 악재 속
십시일반 공백 메우며 V행진 계속
보이지 않는 승리 DNA 녹아 있어
지난 6일 광주 SSG-KIA전. 1회초 1사 만루에서 SSG 하재훈의 적시타에 2루주자 최정이 득점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쉬운 표현으로 ‘경기 운’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 우승 과정에서 승부처를 이겨내는 ‘승리 DNA’가 팀 속에 녹아 있다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그게 무엇이든 SSG는 올 시즌도 아슬아슬한 경기를 줄곧 하면서도 대체로 승리한다. 결국에는 이기는 ‘기승전승리’ 패턴의 야구를 하고 있다.

SSG의 올 시즌 행보는, SSG가 없는 다른 4개 구장에서도 종종 화제가 될 만큼 주목도가 높다. 그도 그럴 것이 7일 현재 팀 평균자책 2위(3.38)에 팀타율 6위(0.254) 등 표면적 지표로는 두드러질 게 많지 않지만, 시즌 승률 0.654(34승1무18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진땀승’이 일상화됐다. 지난 7일 광주 KIA전에서는 9-7 리드에서 맞은 9회말 마무리 서진용이 무사 만루로 몰리고, 희생플라이로 1점차로 쫓긴 뒤 다시 1사 만루로 흔들렸지만 결국에는 9-8로 승리를 지켰다. 전날 KIA전에서도 2-1이던 9회말 2사 만루로 몰렸지만 끝내 1점차 승리는 지켜냈다.

실제 1점차 승부가 많았다. 벌써 14경기에서 1점으로 승패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1점차 경기의 승률이 0.714(10승4패)로 상당히 좋다. SSG를 1.5게임차로 추격하고 있는 LG는 12차례 1점차 승부에서 7승5패(0.583)를 기록했고, 3위 롯데는 9차례 1점차 경기에서 6승3패(0.667)의 이력을 남겼다.

SSG는 한 꺼풀 벗겨보면, 고민이 적잖이 있는 팀이다. 지난해까지 주포 역할을 하던 한유섬이 타율 0.184 2홈런으로 타선에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 거포의 몸짓으로 지난해 팀 타선의 새로운 활력소였던 전의산도 홈런 3개를 치고 있지만, 타율 0.197로 성장의 기로에서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 가세한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활약에 오태곤, 하재훈 등이 십시일반 힘을 모으면서 ‘타선 공백’ 또한 자연스럽게 채워지고 있다.

최근에는 에이스 김광현이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 기간 일본전을 마치고 후배 정철원(두산)과 술자리를 가진 것이 알려져 징계를 받기 전 자숙 차원에서 엔트리에서 빠지기도 했다. SSG는 김광현이 선발로 등판하지 못한 두 차례 경기를 모두 잡았다. 첫 경기에선 대체 선발 백승건의 호투로 승기를 잡았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백승건이 흔들린 가운데 타선이 폭발해 역전승을 거뒀다.

SSG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한 지난해에도 ‘우주의 기운’을 안고 가는 듯한 경기를 자주 했다. SSG는 진땀을 흘리든 식은땀을 흘리든 ‘대체로’ 이긴다. 확실한 것 하나는, 야구가 숫자 놀음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것, 숫자로는 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SSG 야구에는 흐름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하나 더 있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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