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도 바르샤도 아니었다···메시의 큰 그림 ‘아메리칸 드림’
베컴이 구단주인 인터 마이애미행
“나 때문에 선수 방출 원치 않아”
친정팀 복귀 무산 아쉬움 드러내
앙리 등 특급스타 말년 보낸 MLS
시즌 패스 수익 일부 보장 가능성
대형 브랜드 계약 등 ‘거액’ 쥘 듯
리오넬 메시(36·사진)를 둘러싼 세기의 영입전 최종 승자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친정팀 바르셀로나(스페인)도 아니었다.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인터 마이애미가 ‘축구의 신’을 품었다.
MLS는 8일 홈페이지를 통해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 합류를 원한다. 축구 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인 메시 본인이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메시를 둘러싸고 유럽과 중동, 북미를 오가는 첨예한 영입전은 결국 북미 지역의 승리로 결정났다. 엄청난 부를 약속한 사우디아라비아나 메시가 가장 원했던 바르셀로나가 아닌 MLS에 가는 것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메시는 이날 스페인 신문인 ‘문도 데포르티보’ 인터뷰에서 MLS로 가는 이유를 밝혔다.
메시는 “마이애미로 가기로 했다. 이적 과정이 100% 끝난 것은 아니지만,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라며 “지난해 월드컵이 끝나고 바르셀로나로 돌아가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됐을 때 유럽을 떠나겠다고 결정했다. 지금이 미국으로 가서 또 다른 방법으로 축구를 즐기며 지낼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초 메시의 행선지로 유력했던 곳은 많은 돈을 약속한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지난 4월 사우디 관광청 홍보대사인 메시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팀 훈련에 불참하고 사우디에서 홍보 영상을 찍어 논란이 일던 중 프랑스 대표 통신사 AFP가 사우디의 한 팀과 메시가 엄청난 계약을 맺었다고 긴급 보도해 화제가 됐다.
그러다 바르셀로나행 얘기가 나왔다. 지난 6일 에이전트로 활동해온 아버지 호르헤 메시가 바르셀로나의 후안 라포르타 회장 자택을 방문해 아들의 복귀를 논의했다는 소식이 현지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하지만 이는 재정적 문제로 무산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비율형 샐러리캡’ 규정상 구단 총수입에서 인건비 지출이 일정 비율을 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메시는 “(바르셀로나로) 정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일부 선수들을 방출하고 또 급여를 깎아야 한다고 들었다. 그런 것을 원하지 않았다. (내가 바르셀로나를 떠날 때와) 같은 상황을 다시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MLS는 유럽보다 축구 수준이 떨어지고 사우디보다는 덜 부유한 리그다. 하지만 1970년대 펠레를 시작으로 프란츠 베켄바워, 요한 크라위프, 티에리 앙리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말년에 머물렀던 곳이다. 인터 마이애미의 구단주인 데이비드 베컴도 MLS 무대를 누볐다. 최근 미국 내 축구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축구 인기도 급상승했는데, 메시의 영입으로 절정을 이루게 됐다.
메시는 이번 결정이 돈과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그가 MLS로 가면서 얻는 수입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MLS는 세계적인 기업 두 곳이 든든한 지원을 하고 있다.
우선 애플이 출시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애플TV+가 이번 시즌부터 10년 동안 MLS 중계를 책임지는데, MLS가 시즌 패스 수익의 일부를 메시에게 제공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포츠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애플이 연간 최소 2억5000만달러(약 3258억원)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메시의 후원사인 아디다스 또한 MLS를 후원하고 있는데 아디다스 역시 MLS를 통해 나온 수익을 메시와 공유하는 방안을 따져보고 있다. 영국 BBC는 “대형 브랜드와의 계약, 라이프스타일 등 축구가 아닌 다른 이유로 메시가 마이애미에 끌리게 됐다”고 전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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