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무성한 잡초에 곰팡이 핀 구급약품…방치된 대피소 직접 가보니
얼마 전 서울에 경계경보가 내려지면서 시민들이 혼란스러워했죠. 어디로 대피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는 분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밀착카메라가 대피소를 찾아봤는데요. 대피소인지도 잘 모르게 돼 있고, 있어도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셔라'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을 혼란에 빠뜨린 이 문자 받아보신 분들 있을 겁니다.
민방위 대피소로 가라는 얘기인데, 대피소는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요, 밀착카메라에서 확인해봤습니다.
서울의 한 지하상가입니다.
공공대피소로 지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대피소인지도 모릅니다.
[하계천/시민 : 나는 처음 들어요. 이 동네 오래 살지만 처음 들어. 이 동네 다 물어봐요.]
[상인 : {대피소로 쓰인다고…} 그건 모르겠어요.]
민간 대피소로 지정된 숙박업소입니다.
안내 표지판은 없습니다.
들어가 봤습니다.
지하실 문을 열자 그제야 보입니다.
밖에선 알 수가 없습니다.
[숙박업소 관계자 : 동사무소에서 나와서 붙여놓은 거예요. (지하실에) 그냥 아무것도 없어요.]
잘 보이는 곳에 붙이는게 규정이지만 지키지 않은 겁니다.
경기와 강원도 등 접경지엔 정부가 지원해서 만든 대피소가 120여개 있습니다.
직접 가봤습니다.
북한과 불과 6km 떨어진 대피소입니다.
풀이 사람 키만큼 자랐습니다.
가까이 가기 쉽지 않습니다.
탈출구를 올라가 봤습니다.
비좁고 높아 성인 남성이 오르기도 힘듭니다.
대피소는 항상 출입구가 두 개 마련해 놓아야 합니다.
이 대피소의 경우엔 탈출하는 턱이 너무 높아서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마을 주민 : 사다리로 올라가서 그걸 뛰어넘어서, 안 돼. 다 죽어, 여기. 관리를 해주냐고. 지어만 놨지.]
[A시청 관계자 : 저희도 단점을 알고 있습니다. (설치) 당시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거지 저희가 고의로 그렇게 한 건 아니…]
강원도의 한 대피소는 말 그대로 방치 수준입니다.
벽에 구더기가 잔뜩 붙어 있습니다.
퀴퀴한 냄새와 습기가 코를 찌릅니다.
대피소 안으로 들어와 봤습니다.
먼저 중요한 것은 급수시설일 텐데요, 이렇게 물을 틀어보면 물이 나오지 않은 지 한참 돼 보입니다.
앞에는 위급상황에서 써야 하는 방독면을 담은 상자도 있는데 상자를 보면 썩어 문드러져 있습니다.
구급약품 통은 어떤 상황일까요, 열어 보면 약품에는 곰팡이만 잔뜩 피어있습니다.
유효기간은 7년 전에 끝났습니다.
관리 대장은 2018년에 멈췄습니다.
[B군청 관계자 : 점검을 계속하는데 놓친 부분이 있었던가 봐요. 한꺼번에 그 많은 시설을 다 할 수가 없어서…]
대피소는 문제가 없는지, 미리미리 살펴봐야 하는 곳입니다. 터진 뒤에야 부랴부랴 서두르면, 그때는 이미 늦은 겁니다. 밀착카메라 연지환입니다.
(작가 : 유승민 / 인턴기자 : 김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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