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질주 멈춘 빅테크주…조정의 폭, 13일 CPI에 달렸다[오미주]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재무부는 그간 부채한도 때문에 국채를 발행하지 못해 국고가 바닥 난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의 회계연도가 끝나는 오는 9월말까지 4개월간 대규모 국채 발행을 통해 국고를 채워 넣는다는 방침이다.
JP모간은 7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오는 9월말까지 만기 1년 이하의 단기 국채를 8500억달러 신규 발행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에서 8500억달러의 자금이 흡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막대한 규모의 미국 국채가 공급되면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국채수익률 상승) 증시도 유동성 고갈에 따라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 제공업체인 글로벌 X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존 메이어는 "엄청난 규모의 국채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시장 혼란이 야기된다"며 "투자자들은 이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런스는 미국 재무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에 따른 유동성 축소 효과가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에 맞먹는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연준은 보유하고 있던 국채를 매각하는 양적 축소(QT)를 계속하면서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
하지만 크레딧사이트는 국채 공급이 늘어 시중 유동성이 준다고 증시가 조정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2016년 5월말부터 11월말까지, 또 2017년 9월말부터 2018년 3월말까지 국채 공급이 크게 늘었으나 S&P500지수는 각각 4.9%와 4.8%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크레딧사이트의 글로벌 전략팀장인 위니 시사는 "여기에서 도출해낼 수 있는 결론은 대규모 국채 발행만으로 시장에 전반적인 리스크 회피 성향이 초래되는 것은 아니란 점"이라고 밝혔다.
단시일 내에 국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과장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2019년에 시중 유동성 부족으로 머니마켓 금리가 급등하자 연준이 은행들에 자금을 공급해 금리를 낮췄다.
금융시장이 유동성 위축으로 흔들린다면 연준이 개입해 안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시장 예상보다 길어지는 경우다.
지난 1월부터 금리를 동결해왔던 캐나다 중앙은행은 7일 경제의 초과 수요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크게 상회할 수 있다며 금리 인상을 재개했다.
그러자 연준의 긴축이 종결에 가까워졌다고 안심하던 투자자들이 미국 기술주를 매도하면서 나스닥지수가 1.3% 하락했다.
기술주 같은 성장주는 미래 순이익 전망치를 금리로 할인해 현재가치로 환산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 금리가 높을수록 미래 순이익 전망치의 현재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투자자들의 금리 전망을 바꾼 것은 아니었다.
캐나다의 금리 인상 전과 마찬가지로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13~14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가 동결되고 7월 FOMC에서는 금리가 다시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또 7월 금리 인상으로 긴축 사이클이 끝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캐나다의 금리 인상은 그간 쉬지 않고 달려온 기술주 조정의 빌미였을 뿐이고 시장이 아직까지 진지하게 긴축 사이클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만 오는 13일에 발표되는 지난 5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인플레이션이 끈질기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긴축 사이클이 오는 7월에 끝나지 않고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에 조정 필요성에 직면한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차익 실현이 이뤄지면서 증시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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