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분리징수 철회하면 사퇴"…대통령실 "별개 문제"
정부가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걷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죠. 오늘(8일) KBS 김의철 사장이 "분리 징수를 철회하면 즉시 사장직을 내려놓겠다"고 했습니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본인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수신료 문제를 꺼낸 것 아니냐는 건데, 대통령실은 별개라고 했습니다.
노진호 기자입니다.
[기자]
KBS 김의철 사장은 "수신료 분리 징수는 공영방송의 근간을 훼손하는 조치"라고 반발하면서 사장직을 내걸었습니다.
[김의철/KBS 사장 :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이 철회되는 즉시, 저는 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
KBS 수신료는 그동안 전기요금 납부청구서에 합산돼 징수됐습니다.
분리 징수가 시행될 경우 한 해 7000억원 가까운 수신료 수익이 2000~3000억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3월 9일부터 한달 간 여론을 수렴한 결과 97%가 수신료 징수 방식 개선에 찬성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우호적인 여론을 바탕으로 관련 시행령 개정까지 밀어붙이겠단 게 대통령실 입장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공영방송 경영진을 교체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정권교체기 때마다 KBS 사장 교체를 둘러싼 논란이 되풀이됐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에는 전 정부에서 임명된 정연주 사장이 해임됐고, 반대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인 2018년에는 고대영 사장이 해임됐습니다.
오늘 김의철 사장이 사장직을 내건 것도 이를 고려한 맞대응 카드로 보입니다.
[김의철/KBS 사장 : 만일 전임 정권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제가 문제라면, 제가 사장직을 내려놓겠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청료 분리 징수와 경영진 교체는 별개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경영진 임명 과정 등에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단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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