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산업 견인 ‘융합 인재’ 양성… 백년대계 세운다 [지방기획]

강은선 2023. 6. 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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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비전 2050 발표
국립대학 최초 베트남에 오픈캠퍼스
초광역 캠퍼스에서 글로컬大로 비상
교육부 ‘반도체 공동연구소’에 지정
‘K반도체 벨트’ 확대 관문 역할 기대
AI·바이오 등 첨단학과 신설·증원
담장 허물고 광장 조성… 지역과 소통

올해 충남대학교는 미래 100년을 향한 혁신과 도전에 나선다. 지난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충남대는 지역 성장 주도 혁신대학, 초광역 캠퍼스 완성 등 ‘새로운 미래 가치’를 담은 ‘충남대(CNU) 비전 2050’을 선포했다. 1800억원 규모의 국가재정을 유치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신동지구(대전)와 충남도청 내포신도시, 세종시 입주 확정 등 초광역 캠퍼스를 구축, 확장성을 높였다. 올해는 비전의 현실화와 내실 있는 혁신에 속도를 낸다. 해외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국립대 최초로 베트남에 오픈 캠퍼스를 설치한다.

지역소멸 대응과 지역균형발전을 이끄는 데도 앞장선다. 지역사회와 ‘벽 허물기’도 본격화한다. 충남대는 지난달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공동연구센터 및 공동교육센터 설립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역민들과 소통도 넓혔다. 충남대는 34년 만에 대학의 정문을 바꿨다. 담장을 없애고 새로운 랜드마크로 광장인 파빌리온을 만들었다.
충남대-한밭대 통합 논의 공동선포식.
◆초광역캠퍼스에서 글로컬대학으로

충남대는 최근 대전·세종·충남 권역을 잇는 초광역 캠퍼스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충남대는 현재 본 캠퍼스라 불리는 대덕캠퍼스, 의학·간호대학 및 병원이 입지한 보운캠퍼스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세종캠퍼스가 문을 연다. 충남대는 세종캠퍼스에 유일하게 임대형 캠퍼스와 분양형 캠퍼스 모두를 설립했다. 임대형 캠퍼스는 내년에 개원한다. 전체 세종캠퍼스 면적 중 59%를 차지하는 분양형 캠퍼스엔 인공지능(AI) 및 정보통신기술 관련 융합대학·융합대학원이 조성된다.

중이온가속기가 설치돼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 4만여㎡ 부지에 신동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도청소재지인 내포신도시에도 1만6000여㎡ 규모의 산업시설용지를 확보했다.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와 재학생들의 해외 유학을 돕기 위해 국립대 최초로 베트남에 오픈 캠퍼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은 “최근 정부가 국립학교설치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충남대가 대전시 외의 지역에 캠퍼스를 건립할 법적 근거가 충분하다”며 “대전-세종-충남지역을 아우르는 초광역 캠퍼스 조성과 함께 글로컬대학으로 도약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데이터안심구역 대전센터 개소식. 충남대 제공
◆K반도체 메카로 발돋움

충남대는 K반도체 산업의 메카로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다. 충남대는 지난 달 교육부의 ‘권역별 반도체 공동연구소’에 지정됐다. 권역별 반도체공동연구소는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 방안’의 후속 조치 일환이다. 산업계 인력난을 해소하고 비수도권 지역에 반도체 교육·연구·실습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하고 있다. 충남대는 596억원을 투입해 ‘대전·세종·충청권 초실감형 나노·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반도체공동연구소는 수도권 이남 지역으로 K반도체 벨트 확대를 위한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소는 충청권 반도체 산업에 기술 및 제품, 관련 산업 테스트베드 지원 기능을 하게 된다. 연구소 선정으로 미래산업의 핵심 분야인 반도체 인재 양성과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충남대는 정부의 첨단분야 정원 배정에 따라 반도체융합학과와 에너지공학과를 신설한다. 연간 1500명의 전문인력 양성 및 연구소·산업체 재직 인력 교육은 물론 충청권 반도체 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연간 100건 이상의 핵심기술을 창출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시와의 협업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전시는 올해 160만평 규모의 나노·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로 지정됐다. 충남대는 충청권의 지역 특성화 전략에 맞는 나노·반도체 분야의 교육·연구 중심 기능과 함께 반도체 분야 전문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을 이끌 전망이다.
충남대 융합교육혁신센터 개관식.
◆융합인재 양성·캠퍼스 첨단화 박차

충남대는 반도체 등 첨단분야 인재양성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최근 3년간 6개 첨단학과, 218명의 정원을 증원했다. 교육부는 올해 4월 2024학년도 일반대학 첨단분야 및 보건의료분야 정원배정 결과를 확정·발표했는데, 충남대는 반도체융합학과 50명, 에너지공학과 32명 등 총 2개 학과의 82명 학생정원 증원을 승인받았다. 앞서 2021학년도에는 스마트시티건축공학과 40명, 자율운항시스템공학과 30명, 인공지능학과 40명, 생명정보융합학과 26명 등 4개 첨단학과에 총 136명이 증원됐다. 신설 및 증원된 첨단학과는 반도체, AI, 에너지, 미래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바이오 등 미래산업과 관련한 전공이다. 이에 따라 미래 먹거리 산업을 견인할 맞춤형 인력양성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재학생들의 학과 선택 폭을 넓히고 전문성도 강화했다. 충남대는 4차 산업혁명 등 가속화되는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인문·사회 분야의 융합교육을 통한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3~5개 과목을 이수하면 해당 분야의 전공 취득을 인정받는 ‘마이크로 디그리’ 과정을 44개 운영하고 있다.

캠퍼스도 현대화·첨단화하고 있다. 충남대는 지난해 1012억원에 이어 올해 1145원의 정부 시설 예산을 따왔다. 2021년 지역사회의 오랜 숙원이었던 스포츠콤플렉스 신축 예산 300여억원을 얻어내 착공을 앞두고 있다. 디지털융합혁신파크(355억원), 그린바이오 융복합센터(325억원), 세종 공동캠퍼스 BTL(309억원), 공학1호관 리모델링(352억원) 등 굵직굵직한 시설 확충 사업에도 돌입했다. 전국 두 번째 데이터안심구역 대전센터를 대학 캠퍼스 내에 오픈했다.
◆열린 대학… 지역민과 함께

충남대 대덕캠퍼스의 주요 출입문에는 담장이 없다. 충남대는 최근 교문(정문)과 서문의 담장을 허물고 광장을 조성했다. 두 군데 출입문 광장과 민주광장에 충남대의 영문 이니셜인 ‘CNU’ 조형물을 설치했다. 충남대는 2021년 도서관 광장에 이미 만들어 놓은 CNU 조형물과 함께 총 네 곳에 대학의 상징물을 만들었다. 담장을 허물고 상징물을 설치한 교문(정문)과 서문의 변화는 충남대가 중구 문화동에서 유성구 궁동으로 캠퍼스를 이전한 지 30여년 만의 파격적 변화다.

이진숙 총장은 “올해는 충남대가 미래 100년 대학으로써 도약하는 실질적 원년”이라며 ”대학 구성원의 지혜를 모으고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며 2050년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충남대 이진숙 총장 “대학간 통합·지역과 연대 등  혁신은 생존 위한 필수조건”   

“대학 간 통합·벽 허물기 등 어떤 형태로든지 ‘혁신’은 대학 생존을 위한 전략이자 필수조건입니다.” 

이진숙 충남대학교 총장은 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이 ‘혁신의 길’을 걸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총장은 지난 3년간 충남대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대전을 넘어 세종·충남에 캠퍼스를 확장·입주시키며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마련했고 최근엔 대덕연구개발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인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공동캠퍼스를 설립하는 협약을 맺었다. 지난달엔 베트남 하노이대학 등과 오픈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는 등 연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만들고 있다. 취임 3년 차이자, 충남대 개교 70주년이었던 지난해 제시한 100년을 향한 비전을 현실화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 19대 총장에 취임한 이 총장은 충남대 최초의 여성 총장이자, 직선제로 선출된 총장이다. 모교 출신 총장으로는 역대 두 번째다. 앞에 붙은 여러 수식어는 취임 후 지난 3년간 그가 충남대의 살길인 ‘혁신’에 매진한 이유가 됐다. 

이 총장은 “충남대는 세계 유수 대학에 오를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세계적 대학의 반열에 오르게 하기 위한 방향으로 글로벌 연구중심대학, 지역 성장 주도 혁신대학, ‘K교육(KEdu) 대표 대학’, ‘초광역 캠퍼스 완성’ 등 4가지 목표를 잡았다”고 말했다.   

혁신은 그의 취임 일성이다. 이 총장은 취임과 동시에 위기에 놓인 대학의 생존을 위해 파격 승부를 걸었다. 지역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한 공약인 ‘충남대 아너 스칼러십(CNU Honor Scholarship)’이 그것이다. 학사부터 박사까지 등록금과 학업장려금은 물론 해외 유학 지원금까지 1인당 최대 약 2억원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장학제도다. 수능 전영역 1등급 이내 학생이 대상이었다. 그러나 대상이 1.8등급까지 완화되면서 실패한 공약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총장은 실패하지 않았다고 확언했다. 

이 총장은 “장학제도는 우수 학생을 유치하고 타지역에 뺏기지 않기 위한 것이 원래 취지”라며 “장학금 수혜 범위를 확장해 장학금제도를 시즌 1∼3으로 다변화를 꾀해 궁극적으로는 우수한 학생을 학업과 연구에 열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성과를 냈다. 결국 이 장학제도의 취지를 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밭대와의 통합은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예고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통합은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대학은 위기”라며 “그 위기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이미 예견됐다. 수도권 일극집중 현상이 두드러진 나라에서 비수도권 대학은 20년 후에는 정원의 20%도 채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교수회와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만 이 총장은 소통에서 통합의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그는 “한밭대와는 1년 정도 충분히 통합을 논의했는데 이 과정에서 급작스레 외부에 알려지며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을 맞게 됐다”며 “통합이 대학의 생존과 경쟁력의 전제가 될 수밖에 없는 만큼 구성원과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임기는 7개월여 남았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이 총장은 남은 임기 동안 대학 혁신 과제를 보다 구체화하고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모든 대학 구성원, 나아가 지역사회가 대학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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