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수내역 에스켈레이터, 지난달 정기점검선 ‘양호’ 판정
시민들 “평소 디딤판 덜컹
불안했는데 터질게 터졌다”
수인분당선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와 관련해 시민들 사이에서 해당 에스컬레이터가 노후돼 평소에도 불안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8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지하철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4명이 다쳤으며, 이 중 3명은 입원치료를 받았다. 입원한 부상자 중 2명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퇴원한 상태다.
사고가 발생한 에스컬레이터는 14년 전인 2009년 설치됐으며, 역주행 방지 장치가 설치된 기기다. 이 기기는 지난해 9월 30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정기검사에서 ‘합격’ 결과를 받은 바 있다. 해당 결과의 유효기간은 오는 7월 7일까지다. 지난달 10일 A 유지보수업체가 실시한 월간 점검 결과에서도 ‘양호’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역을 이용하는 일부 시민들은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가 노후돼 평소에도 사고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직장인 송모(26)씨는 이날 조선닷컴에 “매일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인데, 터질 게 터졌다는 느낌”이라며 “에스컬레이터 외 다른 시설도 잔고장이 잦았는데 노후된 시설 중 하나에서 사고 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26)씨도 “학생, 어른 할 것 없이 정말 많은 시민들이 해당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데 에스컬레이터가 노후돼서 불안했다”며 “정자교 붕괴 사고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일상에서 이용하는 시설에 문제가 있다는 소식이 또 들려오니 두렵다”고 했다.
이외에도 수내역을 자주 이용한다는 네티즌들도 “사고 난 에스컬레이터 전부터 불안했다. 해당 에스컬레이터의 발 디딤판이 심하게 덜컹거린다. 이 점 때문에 종종 놀란 적이 있다”, “여기 엄청 노후된 에스컬레이터 아니냐. 점검하는 건 자주 봤는데 제대로 이뤄진 게 맞는지 모르겠다” 등 글을 올렸다.
한편 코레일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합동 사고조사를 통해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 전국 역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수내역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8대에 대한 점검을 이날 중으로 완료하고, 사고 에스컬레이터와 같은 시기에 설치된 8개역의 에스컬레이터 37대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점검을 완료할 예정이다.
코레일 측은 “부상자의 치료와 보상에 최선을 다하고 사고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재발방지를 포함한 종합 대책 마련과 함께 시설물 관리와 안전 점검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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