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2중 3중 신호 줘도…여전히 논스톱 우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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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에서 우회전하던 버스에 사고를 당한 조은결 군이 세상을 떠난 지 한 달이 되어갑니다.
지금은 안전해졌을까요?
신선미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어린이보호구역, 신호등이 빨간 불인데도 버스는 멈추지 않고 우회전을 합니다.
보행신호를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8살 조은결 군은 버스에 치여 그만 숨졌습니다.
사고를 낸 버스 운전 기사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한 달이 다 돼가는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사고가 났던 교차로입니다.
차량 정지선은 횡단보도와 거리를 넓히기 위해 3m 정도 앞당겼고요.
우회전 시 보행자를 주의하라는 대형 현수막도 내걸렸습니다.
우회전 정지 신호 이후 2초 뒤 녹색불로 바뀌었던 횡단보도는 이젠 간격이 10초로 늘었습니다.
횡단보도에선 음성 안내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현장음]
"좌우를 살핀 후 건너가십시오."
이만큼 달라졌으면 안전해진 건 아닐까.
기대가 무색하게 승용차 두 대가 잇따라 우회전 빨간불을 무시하고 달립니다.
황색 불에 오히려 속도를 올리고, 뒤따르던 택시도 그대로 지나갑니다.
취재진 카메라가 있는데도 버스는 아랑곳없이 신호를 어기고 우회전합니다.
통학시간 학부모와 주민들이 나서 교통 지도에 나서지만, 위반하는 차량이 워낙 많다 보니 불안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윤종열 / 사고 현장 인근 주민]
"크게 바뀌었다고 생각 안하거든요 저는. 사고가 났었는데도 아직 사람들이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알지만 바빠서 그냥 지나가는 건지."
[사고 목격 학부모]
"계속 불안한 상태죠. 공포감이 아직 있고. 평생 트라우마로 남지 않을까, 아이랑 저랑. 1~2학년 부모님들은 대부분 따라다니세요."
교통섬에서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던 여성.
빠르게 달려오는 우회전 차량에 치어 그만 숨졌습니다.
은결군이 숨진 스쿨존과는 불과 4km 떨어진 곳입니다.
[목격자]
"쾅 소리 한 번 나고. 경찰차도 다섯 대인가 오고, 소방차 큰 차들 있잖아요. 오거리가 복잡하긴 하죠."
우회전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의 경우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고 하면 차량은 일시 정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차량들은 보행자가 있든 없든 내달립니다.
사람이 일시 정지하고 차량을 먼저 보낸 후에야 길을 건널 수 있습니다.
[인근 주민]
"애들이나 집사람한테도 '주의해서 건너라. 항상 우회전 차가 좀 위험하니까 섰다 가라' 이런 식으로 많이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단속만 피하면 된다는 일부 운전자들의 비뚤어진 인식이 여전한 상황에서 경찰은 우회전 신호등을, 지자체는 단속 CCTV를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다시간다 신선미입니다.
영상취재 : 박재덕
영상편집 : 박혜린
신선미 기자 fres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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