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중견작가의 힘’…회화·사진전 눈길
[KBS 전주] [앵커]
문화K 시간입니다.
지역 문화예술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중견작가들의 전시가 잇따라 열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중견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무게감을 안고 자신만의 예술 철학을 작품을 통해 전하고 있는데요.
이수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인간의 욕망이 점철된 공간, 도시.
확장을 거듭하는 도시에 밀려 숲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인간의 일상도 몸살을 앓습니다.
기후 위기 속 인류와 자연의 공존을 고민해온 작가의 성찰이 작품에 드러납니다.
초여름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화폭 속에 단아한 수국이 놓였습니다.
변심이라는 꽃말처럼 작가는 시시각각 변하는 내면을 하얀 수국에 빗대었습니다.
[박상규/화가 : "청아한 색으로 내가 언제든지 내면의 세계를 변화를 시킬 수 있다…. 나머지 공간들은 내 사적인 감정들을 내포하는 그런 표현으로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지역 미술계를 받히고 있는 중견작가 17명이 함께 전시를 열고 있습니다.
[유가림/유휴열 미술관장 : "일상과 삶이 깃든 작가들의 두터운 인생을 엿볼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보셨으면 좋겠고요. 17분의 각기 다른 독특하고 탄탄한 작품을 보시면서 여유로운 시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창작 활동에 빠져 있던 작가들도 비슷한 나이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신선한 자극을 받습니다.
[정인수/화가 : "이 그룹에 제가 전시를 하게 됐을 때 문득 설렜죠. '나도 중견인가?'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제 저 나름의 이 시점을 충분히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해야 한다는 어떤 사명 같은 걸 갖게 됐어요."]
차가운 은빛 건물에 해거름 따스한 기운이 물듭니다.
푸르스름한 새벽 안개가 내려앉은 전주천과 이국적 느낌마저 드는 진안 들녘까지, 전북의 풍경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담은 사진 작품들입니다.
[정세민/관람객 : "사진들마다 자세하게 제가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했어요. (그 지역에 직접 가 있는 느낌요?) 네, 그런 사진을 찍기 참 힘든데 전시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전북 안팎의 작가 7명이 하늘과 땅, 도시와 지역 등 4가지 주제를 가지고 작업한 작품 백80여 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현대사진 분야를 개척한 순수 사진가, 으젠느 앗제의 특별전시도 색다른 볼거립니다.
[정창원/관람객 : "앗제 같은 분은 저희들이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귀한 작가여서 좋은 작품 같고요. 작가님들이 구석구석 미처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그런 아름다운 곳을 잘 찾아서 잘 사진을 담아주신 것 같습니다."]
구도심 지역에 새로운 볼거리를 더하기 위해 대중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카페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성창호/전시총괄기획 : "구도심이 갖는 그 한적함과 외로움을 예술 작품으로 위로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원도심의 분위기를 다시 한번 복원해 보고자 하는 의도도 숨어 있습니다."]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정립하고 발전시켜 온 중견작가들.
시대를 관통하는 선명한 작가 정신과 원숙하게 무르익은 작품들의 향연이 초여름 전북 화단을 달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촬영:VJ 이현권/종합편집:최승리/문자그래픽:박유정
이수진 기자 (elpis10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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