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아내 살해무죄’ 남편, 31억 보험금 소송 또 승소

만삭 아내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를 확정받은 남편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또 이겼습니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판사 성지용 백숙종 유동균)는 오늘(8일), 이 모 씨가 삼성생명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 2심에서 “일시금으로 이 씨에게 2억 200만 원, 이 씨 자녀에게 6천만 원을 각각 지급하라”면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삼성생명보험이 이 씨와 이 씨 자녀에게 2055년 6월까지 매달 총 6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보험사가 이 씨 가족에게 지급해야 하는 총액은 약 31억 원입니다.

이 씨는 2014년 8월,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았고, 이 사고로 차량에 같이 탔던 임신 7개월의 아내는 숨졌습니다.

검찰은 이 씨가 2008년에서 2014년까지 아내를 피보험자로, 자신을 수익자로 한 보험 25건에 가입한 점 등을 들어 살인과 보험금 청구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씨가 가입한 총 보험금은 원금만 95억 원이며, 지연이자를 포함하면 100억 원이 넘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범행동기가 선명하지 못하다”면서 살인·사기 등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2021년 3월 금고 2년을 확정했습니다.

이 씨는 삼성생명보험 외에도 다른 보험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급심 판결이 보험사마다 엇갈리던 중에 지난 4월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대법원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결론이 났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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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