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정유정 사이코패스 ‘28점’…나는 몇 점?

KBS 지역국 2023. 6. 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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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어제도 관련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또래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진단검사 결과가 화제입니다.

정유정의 점수는 27점을 받았던 연쇄살인마 강호순보다 높고, 29점이 나온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보다 1점 낮은 '28점'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이를 뜻하는 영단어를 줄여서 'PCL-R'이라고 하는데요.

캐나다의 한 범죄심리학자가 개발한 것으로, 지난 2008년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에 맞게 표준화한 뒤에 도입했습니다.

모두 20개 문항으로 이뤄져 있고, 40점이 만점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25점, 미국에서는 30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간주하고, 일반인은 보통 15점을 넘지 않습니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이 38점으로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기도 했는데요.

정유정 사건처럼 사이코패스가 사회적인 범죄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인터넷에서는 사이코패스 자가진단검사가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문항을 몇 가지 살펴보면,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스스로 높이 평가하고 자랑하는가?' '거짓말에 능하고 들켜도 당황하지 않는가?' '연애나 결혼 생활이 짧았는가?' 이런 질문인데요.

저도 자가진단을 해본 결과, 다행히 정상인 범주에 속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SNS에 공개돼 있는 자가진단검사, 신뢰할 수 있는 걸까요?

[배상훈/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자가진단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이코패스 체크테스트라고 하는 것은 숙련된 자격을 가진 검사자가 피검사자를 대상으로 평가하는 평가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거는 전 검사, 본 검사, 후 검사 같이 시간이 좀 걸리고, 관련된 형태의 자료라든가 이런 것들도 상당히 충실하게 있어야지…."]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두세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검사관들이 최대 8시간 정도에 걸쳐 진행하는데요.

이들은 사전에 생활기록부나 정신과 의사 소견서 같은 여러 자료를 살펴보고, 토론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검사를 진행할 검사관과 방식을 정하고요.

검사 대상자와 사전면담을 통해 친밀감을 형성한 뒤에 본 검사로 들어가게 됩니다.

대상의 성향에 따라서 질문의 순서나 용어, 어감을 바꾸기도 하는데요.

그렇다면 정유정의 진단검사 결과는 어떻게 해석될까요?

일단 진단 검사를 진행했던 부산경찰청은 "사이코패스 여부는 진단검사 점수 말고도 여러 전문가 판단을 종합해서 결정해야한다"는 입장인데요.

실제로 전문가들의 분석은 어떨까요?

[배상훈/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일단 부산경찰청에 담당하는 프로파일러든 검사관들이 다른 어떤 실수라든가 오류 없이 정확한 범주 안에서 했다고 했고, 28점이 나왔다고 하면 그 지표로 봐서는 사이코패스로 보는 게 맞죠. 그걸 하라고 그 검사를 하는 거지, 그럼 그 테스트를 왜 합니까?"]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범행의 원인이) 사이코패스만이 아닌 것 같다는 게 제 고민인 거죠. (정유정이) 사회성에 심각한 어떤 허점이 있어서, 또 다른 성격 장애의 문제를 갖고 있거나 아니면 발달장애적 문제 같은 것도 함께 시사되는 지점들이 있어서…."]

사이코패스 같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갖고 있더라도, 모두 범죄자가 되는 건 아니죠.

재판부도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는 양형기준으로 삼지 않고요.

경찰이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범행동기를 파악하는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결국 앞서 이수정 교수의 말처럼 같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라도 각 사람의 성장 환경에 따라 범죄자가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갈리기도 하는데요.

정유정의 범행 동기 수사에 있어서 그가 살아왔던 환경과 성장배경은 어땠는지 이목이 쏠리는 이유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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